2023년, 내년에 ‘머니 트렌드 인 홍콩’ 책 저술을 위해 홍콩을 다녀왔다. 20년 동안 몇 번의 홍콩 방문을 통해 어느 정도 홍콩 트렌드의 핵심을 이젠 이해하는 정도까지 오게 된다. 1997년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 상당 기간 동안 홍콩은 계속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부터 홍콩의 핵심을 4회에 걸쳐 이야기 한다. 

내가 경영하는 ‘김앤커머스’에서 하는 사업 중에 하나가 바로 ‘머니트렌드투어’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업무다. 기업체 및 단체의 주문에 따라 맞춤형 단체투어는 기획하게 된다. 주로 새로운 사업거리 혹은 히트예상 품목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역사 중심 혹은 쇼핑 중심의 여행이 아닌 최신 트렌드를 찾는 교육 + 컨설팅 개념의 여행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가까눙 도쿄와 홍콩, 두 도시의 머니트렌드 투어를 진행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번 홍콩 여행 및 지금까지의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정리정돈하여 4회에 걸쳐 이야기 한다.

우선 홍콩의 지난 역사를 보면 앞으로의 미래가 보인다. 원래 어느 도시 마켓써베이(market survey)를 할 때의 요령을 먼저 알려 드린다면, 우선 그 도시의 역사를 개괄적이라도 알고 가야한다. 해당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모르고 그 도시를 알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먼저 해당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익힌 후에 그 도시만의 특징과 온리원(only one) 캐릭터를 찾아내기 시작해야 한다. 우선 홍콩의 주요 근대역사를 간단히 보면, 19세기 아편전쟁의 대패로 중국은 영국에게 1997년까지 99년간 통치할 수 있는 빌미를 만들어 주게 된다. 이로서 홍콩은 영국 경제와 문화권에 속하면서 기존의 중화사상과 문화가 혼합하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인구와 면적 등 기본적인 지리통계학적 통계수치를 조사한다.

홍콩의 면적은 서울의 1.8배 정도의 크기이지만 수많은 섬을 제외하면 서울의 1/5 크기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여기에 홍콩 면적의 70%는 산 혹은 개발이 불가능한 녹지로 구성되어 있어 인구밀도가 더욱 조밀한 셈이다. 홍콩의 인구는 약 720만명으로서 서울의 1000만명에 비하면 작아 보이지만, 홍콩섬과 구룡반도,신계의 넓이(서울의 1/5 크기)만을 생각하면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아 보인다. 여기에 년간 3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로 인해 홍콩 도심은 항상 초만원처럼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중국대륙에서 출퇴근하는 본토 중국인까지 있으니 피부로 체감하는 홍콩 길거리의 인구밀도는 더 높아 보인다.

돈이 넘치는 홍콩

홍콩에 얼마나 돈이 넘치는 지 거리를 다니는 홍콩인들의 얼굴에 활기가 넘쳐 흐른다. 1인당 GDP는 5만2000달러로 증가하여 세계 18위다(2022년 기준).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중국의 자본이 홍콩으로 계속 이전하는 현상도 보여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3년, 홍콩 은행들의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대폭 증가했다. 홍콩의 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은 1분기 새로 개설된 계좌 수가 전 분기 대비 1.7배 늘었다. 항셍은행의 비홍콩 고객 신규 계좌 개설 건수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홍콩 최대 은행인 HSBC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8000여 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경제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홍콩을 찾는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5월 초 노동절 황금연휴 기간에는 중국인들이 금융 업무를 목적으로 홍콩을 방문하면서 중국은행과 HSBC 지점에서는 몇시간씩 대기 줄이 생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노동절 때, 내가 홍콩에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안다.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명품 쇼핑을 하기 위해 코즈웨이베이의 소고백화점을 완전 장악을 한 팩트를 몸으로 겪은 사람이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중국 중산층들이 당국의 규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외로 자산을 대거 옮겼으며 2023년, 이들이 홍콩에 예치한 예금과 투자금은 1500억달러(198조81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했다.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위안화로 결제한 무역 거래액의 97%가 홍콩서 이뤄지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만 봐도 홍콩은 금융대국으로 가는 중간에 서 있음을 알게 된다. 2010년 말에 완공된 홍콩섬 건너편에 있는 카우룽(九龍)반도 서쪽 간척지에 우뚝 서 있는 118층짜리(높이 484m·세계 4위) 국제상업센터(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er) 빌딩에는 공실율이 거의 제로(0)에 가깝다. 그 이유는 모건스탠리·도이체방크·크레디트스위스(CS) 같은 굴지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아시아 본부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 빌딩이 건축되기 전에는 맞은편 센트럴(中環)에 있는 기존 최고층 건물은 88층짜리(높이 420m)짜리 제2 국제금융센터(IFCⅡ)였다. 하지만 이제 홍콩의 랜드마크는 이곳, 구룡반도 서쪽에서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 건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축물들과 대규모 아파트가 건축 중에 있다. 요즘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들어오는 부동산 투자금 중 60~70%가 ICC 일대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가 다 있다.

여기서 특이한 사항은 홍콩 금융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100만명이라 한다. 어린아이와 노인을 제외하면 성인 경제인구 10명중 4~5명이 금융관련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홍콩은 금융도시임을 알게 해 준다. 영국이 만들려는 금융대국의 꿈을 홍콩이 먼저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