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식당에 가면 보통 식기가 세팅 되어 있다. 동그란 원형 식탁에 자리를 잡으면 곧 따듯하다 못해 뜨거운 차를 내어오는데, 이 차는 비단 목을 축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홍콩사람들은 이차를 이용해 자신들의 식기를 한 번씩 소독한다. 일단 뜨거운 차를 큰 사발에 붓고, 그릇을 사발에 담가 휘휘 돌린다. 이어 찻잔과 젓가락도 풍덩풍덩 담가 휘휘 젓는다. 이것은 식기의 먼지를 제거하고 세균을 소독하기 위한 것이다. 식당에 따라서는 소독을 위한 별도의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접시 옆에 가지런히 놓인 젓가락 두벌, 하나는 밥을, 나머지는 반찬을 먹는 것일까? 정답은 젓가락 한 벌은 식사를 , 다른 한 벌은 음식을 덜기 위한 것이다. 주로 회전식 원형 테이블을 사용하는 홍콩 식당에서는 요리가 나오면 각자의 접시에 원하는 만큼 덜어 먹는데. 이를 보조한 공용 젓가락이 필요한 것이다. 식당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개인당 두 벌의 젓가락을 주거나 요리마다 따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2002년 중국 관동성에서 발생한 사스가 곧 홍콩에까지 도달하여 위생관리에 소홀했던 홍콩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 당시 홍콩 내 사스 사망률이 20%, 60대 이상 고령 환자의 치사율은 최대 55%까지 올랐다. 많은 학교와 회사들이 문을 닫았고 홍콩은 WTO로부터 여행 자제 권고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돌렸던 경험 이후부터 개인위생에 철저해 지기 시작한다.

결국 사스로 인해 홍콩은 2003년 6월23일 사스 위험지역에서 해제될때까지 1,755명의 감염자중 378명의 목숨을 빼앗겼고, 13,300명이 직장을 잃었으며, 4,000여개의 회사가 문을 닫았다.  

홍콩은 사스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식사 전 뜨거운 물로 식기를 세척하고, 공용 젓가락을 사용하며 손도 자주 씻는다.  

우리나라처럼 찌개나 국을 각자가 먹던 숟가락을 넣어 먹는 식문화도 바른 시일내 금지해야 할 식습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