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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동명의 연재 기사를 업그레이드하여 나온 《중국사람 이야기》, 이 책은 누적 조회 150만 뷰를 달성하며 ‘꽌시와 중국 문화의 정곡을 찔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논어》 《사기》 《증광현문》 등의 고전과 함께 생생한 최근 사례를 분석해 중국사람에 대한 입체적 해석을 제시합니다. 은행에서 20여년간 무역업무를 담당하다가 중국으로 생활용품을 수출하는 사업을 전개했지만 실패한 특이한 이력을 지닌 김기동 중국 산동여행대학교 교수를 통해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중국사람과 만나고 거래하는 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김기동 저자는 제가 경제주간지인 ‘더스쿠프’, 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시리즈에서 직접 만난 분인데요,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니까 거의 중국사람보다 더 중국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논어》 《사기》 《증광현문》 등의 고전과 함께 생생한 본인 사례를 들어 분석해줌으로서 중국사람에 대한 입체적 해석을 가능케 해 줍니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중국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고, 제대로 중국사람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들과 사업을 하기 위해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이 책은 ‘책들의정원’ 출판사를 통해 2018년 1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한국사람은 ‘도무지 중국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죠. 대표적인 사례가 ‘속고 속이는 문화’라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가족 이외의 누구든지 상대를 속입니다. ‘사기’가 얼마나 흔한지, 피해자가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리면 “너는 가정교육을 잘못 받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가해자는 본성에 따라 이기심을 발휘했을 뿐이며, 속은 사람은 어리석게도 상대의 진의를 간파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사람들이 갖고 있는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모든 행동양식은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저자에게 질문을 해볼까요? 제가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Q1. 중국에서는 누구나 상대를 속입니다. 중국 사람들의 습성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이런 습성이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중국 사람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사합원(四合苑) 구조의 건물 안에서 소규모 조직(가족, 친척, 이웃) 구성원과 공동생활체 방식으로 살아가는 데 익숙합니다. 사합원 구조의 가옥 구조를 살펴보면 동서남북은 방으로 둘러싸고 중앙에는 네모난 정원을 둔 미음자형 가옥형태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속한 공동생활체에 속한 사람은 ‘자기사람(自己人)’으로, 공동생활체에 속하지 않은 외부 사람은 ‘기타사람(外人)’으로 구분하죠. ‘기타사람’은 '기타'라는 단어 의미 그대로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기타사람이기 때문에 관심도 없고 서로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타사람’은 언제든 나를 속일 수 있는 사람이고, 나도 언제든 ‘기타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2. 그렇다면 중국 건물 대부분이 가운데에 네모난 모양의 공간을 만들고 그 네모 공간을 집채가 둘러싼 형태를 취하는 이유가 있나요? A2. 중국 사람은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을 치르며 개인과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발생했고, 또 그런 상황에서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개인이 속한 조직(가족, 친척, 이웃) 스스로가 외부의 적을 방어하는 방법의 하나로 사면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사합원 구조의 집채를 만들어 자신들의 안전을 지키게 되죠. Q3. 그렇다면 중국에는 꽌시라는 끈끈한 인적네트워크가 있지 않나요? A3. 한국에서는 서로 깊이 신뢰하는 사이일 경우 나이가 비슷하면 친구로 부르고, 나이 차이가 있으면 형제(형, 동생)라고 부릅니다. 중국에서는 나이 차이와 관계없이 자신과 알고 지내는 사람은 친구로 부르고, 서로 깊은 신뢰가 쌓인 사람은 형제라고 부르죠. 그런데 ‘꽌시’는 훨씬 신중하고 견고한 관계로, 한 울타리 안에 있는 가장 밀접한 사람을 뜻합니다. ‘만일 내가 잘못 되더라도 상대방이 내 가족까지 책임져줄 것이다’라는 신뢰가 있어야 진정한 꽌시죠. 중국사람에게 꽌시는 무거운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니 돈으로 살 수 없을뿐더러 사적인 일에 꽌시를 함부로 이용하지도 않습니다. 중국 사람은 자신과 ‘꽌시’가 없는 주변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무관심하죠. 그래서 자신과 ‘꽌시’ 관계가 아닌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든 저렇게 생각하든, 이렇게 행동하든 저렇게 행동하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주위 사람 누군가를 친 형제, 누이 자매와 같이 생각한다면, 서로의 관계가 중국식 ‘꽌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4. 그럼 이제부터 중국인 상술에 대해 문의 드립니다. 중국에서 짝퉁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4. 중국에서는 짝퉁을 ‘모방 상품’이라고 부릅니다. 중국 사람은 ‘누가 제품을 만들었느냐?’ 보다는 제품의 기능과 효능을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경제 능력에 따라 비슷한 기능과 효능을 가진 모방 제품을 사는 것이죠. 모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모방 제품은 계속 공급될 것입니다. 다만 중국 사람은 모방 제품이라고 부르고, 다른 나라 사람은 가짜 제품이라고 부를 뿐입니다. Q5.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흥정과 중국 사람이 생각하는 흥정의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요? A5. 세상 사람 누구나 물건을 살 때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어 하죠. 한국에서는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가게 주인과 흥정하는 일을 두고 '가격을 깎는다'고 하죠. 그러니까 사과 껍질을 깎듯 물건 가격을 살짝 깎아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가게 주인과 흥정하는 일을 '따저(打折)'라고 합니다. '따저'에서 '따(打)'는 '치다'라는 의미이고 '저(折)는 '부러뜨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흥정하면서 물건 가격을 강하게 쳐서 부러뜨리는 것이죠. '가격을 깎는다'는 한국말과 '가격을 세게 쳐서 부러뜨린다'는 중국말에서, 중국에서 장사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물건을 팔 때, 고객이 최소한 반은 깎을 거라 예상하고, 최초 가격을 산정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가격을 깎지 않으면 당연히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죠. Q6. 중국에서도 장사꾼과 사업가를 구별해서 대우를 하는지요? 그들은 양자를 어떻게 구별하는 지요? A6. 한국에서 ‘장사’는 이익을 얻으려고 물건을 사서 파는 일, ‘사업’은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경영하는 일이라고 하죠. 중국에서는 장사, 사업을 하는 사람을 ‘성이런(生意人)’이라고 합니다. ‘성이(生意)’란 이윤을 얻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 유통, 판매, 무역 활동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도 매출 규모에 따라 매매인(买卖人), 장사꾼(生意人), 기업가(企业家)로 구분해 부릅니다. 하지만 모두 돈을 버는 일이기에 매출 규모에 따른 분류일 뿐, 한국처럼 경영 방법이나 방식에 따른 분류는 아닙니다. Q7. 중국사람들은 각자도생하는 삶에 익숙한 듯 보이는데요, 한국인들은 어떤 삶을 사는 것이 좋을까요? A7. 중국 사람은 자신과 꽌시가 없는 주변 사람에게는 철저히 무관심하죠. 주변 사람이 위기 상황에 빠져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지만, 주변 사람이 성공해 잘살게 되어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습니다. 나와 상관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현재의 자신 모습에 만족하며 즐겁게 살아갑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서 자극받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한국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주변 사람이 어려움에 빠지면 잘 도와주지만, 주변 사람이 잘되면 시기와 질투에 빠지죠. Q8. 중국에서 장사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 우리와 다른데요, 어떤 내용들이 있나요? A8. 한국에서 단골손님은 ‘늘 정하여놓고 거래하는 손님’을 말합니다. 중국에서 단골손님은 ‘노객호’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가게를 방문한 사람’이라는 의미죠. 한국에서 단골손님의 기준은 ‘얼마나 자주 거래했는지’인데, 중국에서 단골손님 기준은 ‘얼마나 오래 거래했는지’입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은 협업(동업)을 좋아합니다. 장사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생산, 마케팅, 유통, 물류, 판매를 분류하여 각 분야를 주변 사람과 나누어서 운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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