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삼성그룹에서 근무한지는 상당히 짧았지만, 짧은 만큼 강렬하게 근무를 했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삼성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배운 돈 주고도 못 배울 인생의 3가지 교훈을 소개하고 싶다.

1. 숫자로 보고하라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일주일에도 몇 번의 기획서 및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 때, 모든 보고서는 반드시 숫자로 간략하게 표현해야 한다. 내가 배운 첫 번째 사회생활은 ‘숫자와 친해지기’ 였다. 사람과 친해지는 것보다 우선 ‘숫자’와 친해져야 하는 업무를 맡은 까닭이다.

백화점 잡화부의 총괄업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로서는 매일같이 수많은 보고서와 기획서를 만들고 수정해야 했다. 사실 대학교 때는 노느라 바뻐서 숫자와 상당히 먼 삶을 살았는데, 사회에 나오자 마자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다. 그런데 숫자와 친해지면 질수록 왜 숫자가 중요한지 그리고 그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

즉, 숫자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는 수준으로 발전한 나를 발견하고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만큼 내 실력이 늘어났음을 스스로 자위하고 스스로 칭찬해 주게 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보고서와 기획서는 숫자와 그래프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당연히 시간이 자본인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고하려는 내용을 한 눈에 이해하도록 숫자와 이미지 (그래프를 주로 이용)를 통한 가독률 높은 보고서를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현대 자본주의에서 나름의 포지셔닝을 한 기업의 핵심 인재가 되고 싶다면, 숫자와 아주 많이 친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해당 숫자가 갖는 진정한 의미까지 파악해야 전체 보고서를 쉽게 이해하고 짧은 시간 내 상사에게 이해시킬 수 있게 만들 것이다.  

2. 약속시간을 꼭 지켜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상대방과 하루에도 몇 번의 약속을 하게 된다. 보고서를 언제까지 보고해야 하는지부터 함께 할 식사약속까지 정말 많은 약속을 수시로 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만난 수많은 사람중에 약속시간을 칼같이 잘 지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정반대의 사람들이 있다. 약속시간 어기는 것이 다반사인 경우의 사람들의 경우, 무슨 이유가 그렇게도 많은지 매번 다른 핑계를 댄다. 이런 사람들과의 동업이나 함께 하는 비즈니스는 항상 위태로울지 모른다.

내가 만난 사기꾼 기질이 있는 사람들은 약속을 정말 헌신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안되면 말고’ 라는 생각으로 불편한 그 때만 모면하기 위해 약속을 한다. 이런 사람들이 당신 주위에 많다면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함께 하는 비즈니스가 가능한 사람의 첫 번째 유형이 바로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인가의 여부다. 이 항목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약속시간을 항상 늦는 사람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내가 처음 보는 다른 사람의 됨됨이를 체크하는 첫 번째 항목은 바로 약속시간 지키기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당신의 사업 파트너가 수시로 시간약속을 어긴다면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서로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과 어찌 큰 사업을 도모 하겠는가!  

3.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이 말을 풀이하자면, ‘너무 가까이 하지도 말고,너무 멀리 하지도 마라’라는 뜻이다. 기업을 크게 하다보면 여러 곳에서 도움을 청하게 된다. 특히, 정치쪽에서 상당히 거절하기 힘든 제안들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혹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어느정도 친하게 지내야 할까?

이런 경우, 어느 정도 수락하고 어느 정도 거절해야 할까?

아마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거절을 잘 못해서 대부분 수락하고 수용하는 분위기일 것이다. 반대로 사람간의 왕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살지도 모르겠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불가근불가원’을 제대로 유지못해서 곤혹을 치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큰 사업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지켜야 할 계율이다. 정치인들과 너무 친해져선 안된다.

큰 사업을 하지 않는 일반 사회인이라도 사회에서 만난 인연들과 막역한 사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면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서는 안될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변하지 않는 법칙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산의 위대함과 웅장함을 알고 싶다면, 어느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봐야 알 수 있듯이 사람간의 관계도 어느 정도 사이두기를 둠으로서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사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지금 이야기 하는 ‘불가근불가원’은 아마 여러분이 잘 알 듯도 싶다. 이웃과 너무 가까워진 나머지 후진 결말을 맞이했던 경험을 한 번쯤은 다 있으리라 본다. 항상 사회생활을 꾸준히 잘 유지하려면, ‘불가근불가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상의 3가지 행동강령은 내가 짧은 기간동안 일했던 삼성에서 배운 3가지 철칙이다. 40여년,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행동강령을 잊지 않고 실천하다 보니 적을 만들지 않으려는 내 인생의 목표를 위해 내 것을 포기하거나 양보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다 보니 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한 결과를 낳았지만, 그래도 내 주위에 적이 없음을 감사해 생각한다. 큰 사건사고 없이 지금껏 무리하지 않고 개인사업도 20여년을 꾸준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