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탐스슈즈(TOMS shoes)를 잘 아실것입니다. 탐스슈즈는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를 제3세계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1대1 기부공식'으로 선한 마케팅을 통해 사회공헌을 합니다. 기업은 사회공헌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공헌은 남의 나라 일인가?

2000년도를 넘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최근들어 정착 초기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듯 보입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경제적 책임이나 법적 책임 외에도 환경·인권·소비자·근로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폭넓은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개념으로서 1990년대 후반 유럽에서 처음으로 주창됐으며 2001년 미국 엔론사의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일반화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사회공헌 역시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빌&멀린다게이츠 재단에 16억달러(1조74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쾌척하는 등 390억달러(약 42조원)를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그야말로 자발적인 기부문화이고 위로부터의 기부문화가 잘 살지 못하는 계층으로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대기업 오너들의 기부는 주로 자체 공익재단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대기업들은 최소 1곳, 많게는 4~5개 공익재단을 자체 보유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대기업 오너들이 개인적으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나 대학, 의료기관 등 외부에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기 어렵습니다. 공익재단을 만들어 주식으로 출연하는 기부를 하다 보니 세간에 편법 상속이나 경영권 방어 포석으로 보는 삐딱한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 중심의 사회공헌 사례를 모아 보았습니다.  

<1>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 방식: "기업인들이여,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으로 더불어 사는 밝은 미래를 엽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이제 기업들이 이익만을 탐닉하는 전통적 자본주의 자세를 버리고 시장의 힘과 작동원리를 활용해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이자고 강조합니다. 현재 자본주의가 부유한 사람들이 더 잘사는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 즉 가난한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쪽으로 수정되어야 글로벌 사회 미래가 보장된다는 신개념의 창조적 자본주의로의 진화를 강조한 것이죠.

<2> ‘기부서약’ 운동: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자기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공개 약속하는 '기부서약'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행동과 사고는 상당히 어른스럽습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하는 기부서약 운동은 세계 각지의 갑부들로부터 생전 또는 사후에 최소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캠페인입니다.

<3> 재단을 통한 기부: 홍콩 최고 부자인 리카싱 청쿵실업 회장은 자신이 세운 리카싱자선재단이 30년간 기부한 액수보다 더 많은 돈을 앞으로 10년 동안 쓰게 될 것이라고 한다. 리 회장이 지금까지 100억 홍콩달러(약 1조5000억원)가 넘는 돈을 재단에 희사했다고 합니다.

<4> 영국 억만장자의 재산10% 기부운동: 영국 억만장자들이 재산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기부를 약속한 억만장자는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카폰 웨어하우스 공동 창업자인 찰스 던스톤,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의 제이컵 로스차일드 입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재산의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서약을 받는 캠페인 `리거시10(Legacy10)`에 동참했습니다. 이들이 내놓을 기부금 총액은 약 5억파운드(약 8856억원)에 달합니다. 개인 재산의 10%를 기부하자는 의미의 `리거시10`은 영국 금융 컨설팅업체 핀스버리의 창업자인 롤랜드 러드 주도로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봤듯이 사회공헌의 형식이나 형태도 나라별로 상당히 다르게 진행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보는 사회공헌이나 기부문화는 1년 365일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한 이벤트성 성격에서 하루 세끼 밥 먹듯이 꾸준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통계치 하나를 보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사회공헌 활동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을 비싸더라도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2019 사회공헌 백서’를 발간했는데요, 국내 상위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현황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비용은 1조 7145억 원으로, 1개 기업당 평균 약 306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전국 17개 도시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한국을 좋은 사회로 만드는데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 결과, 국민의 87.5%가 긍정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