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백화점들이 VIP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케팅의 기본법칙인 '파레토 법칙'을 상당히 믿기 때문이다. '상위 20%의 단골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이론인데, 최근에 와서 보면, 상위 5%의 고객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는 표현이 더 맞는 듯하다. 당연히 프리미엄 고객관리가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사례> 연소득 4억원대 사업가의 아내인 50대 주부 이씨는 대학생이 된 두 자녀,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에 45평 아파트에 사는데 한 달에 최소 다섯 번 가량 인근 고급백화점을 찾는다. 매장이 붐비는 주말보다는 평일 오후에 쇼핑하는 것을 선호하고, 북새통을 이루는 정기세일 때보다는 신상품 초대회를 주로 이용한다. 신상품을 살 땐 백화점에서 발송하는 광고물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평소 친분 있는 매장 숍매니저로부터 받는 구두 정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살 물건이 없어도 종종 백화점 VIP 라운지에 들러 커피를 마시면서 라운지 직원들과 대화를 즐겨 나눈다. 그녀는 구매금액 기준 해당 백화점의 상위 1% 안에 드는 VIP 고객이다. 이들은 대중적인 명품보다는 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명품 소비에 몰두하면서 매년 더 많은 돈을 쇼핑에 쓰고 있다. 최근에는 남과 다른 희소성,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고급품을 기준으로 구매가 이어진다는 팩트를 기억하자. 

이에 따라 주요 백화점들의 VIP 마케팅 공식에도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극소수의 VIP를 초청해 한정판 신상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더 은밀해진 `1% 마케팅`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수백 명의 VIP 고객을 초청해 호텔 송년회, 디너쇼, 패션쇼 등을 열었지만, 지금은 구매력이나 취향이 비슷한 고객들을 20~30명씩 초대해 소규모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 한 명만 초청해 상품을 설명해 주는 `일대일 마케팅`을 시작했다. 고객 한 명당 약 40분간 시간을 할애해 스타일리스트의 설명을 곁들여 다양한 의상을 시착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고객 프리미엄 고객을 발굴, 유지하려면 어떤 전략을 전개해야 할까?

[고객발굴방식] (1) 콜라보레이션

삼성전자가 프랑스 전문 셰프를 양성하는 국립요리학교와 콜라보레이션 전략을 구사했다. 2014년, 삼성의 프리미엄 가전은 대표적인 ‘요리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프랑스 국립요리학교 ‘페랑디(Ferrandi)’와 콜라보 전략을 구사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한다.

이곳, 프랑스 국립요리학교인 ‘페랑디’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학생 3700여명이 미래의 미슐렝 스타를 꿈꾸며 공부하는 곳이다.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는 삼성전자 제품들로 꾸며진 실습 공간에서 ‘페랑디’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여는 교육 과정이다.

수업 진행 편의를 위해 디스플레이 기술도 적용됐다. 조리대 한쪽 끝에서 프레숑이 요리 시범을 보이는 장면이 반대편 벽면 TV에 나타났다. 조리대 반대 쪽의 실습생도 화면을 보면서 선생님 셰프의 요리 진행 상황을 따라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요리학교와 손을 잡은 이유는 간단하다.

생활 가전은 라이프스타일을 파고 들어야 하고, 라이프스타일은 삶의 방식, 즉 문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의 셰프들에게 주방기구 사용 경험을 저절로 시킴으로서 최고 브랜드임을 증명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2) 선한 관계형성

현대백화점은 VIP 고객에게 무료 지방여행을 보내드린다. 전라북도 임실군 옥정호 구절초공원에서 산책하고, 임실 치즈로 만든 피자도 만들어 먹어보고, 섬진강 구담마을도 둘러보는 코스다. 2020년까지 우수 고객 5만명을 대상으로 지역문화 탐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년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경북 경주, 충북 제천, 전북 임실 등 전국 40여 지역 명소를 찾아 문화재 탐방과 체험 그리고 향토 음식, 명물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도 간단하다.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문화로 고객과 소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좋은 추억은 좋은 입소문을 만들어 낼 것이고, 우수 고정고객과의 선한 관계를 계속 유지,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