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대한민국 유통업계는 대기업,특히 건설업계를 운영하던 기업들이 유통업에 대거 진입했던 시절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의 유통산업은 대규모로 체계적인 반면 대부분의 유통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는 영세성과 전근대적인 주먹구구식으로 인해 상당한 격차를 예고하고 있던 시기이다.  더욱이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같은 유통산업이라 할지라도 부문에 따라 도소매업은 상공부, 물류는 교통부(현재 건설교통부), 식품 의약품 유통은 보사부,농림부 등으로 소관부처가 달라 유통발전의 저해요소를 품고 있었다. 이는 최소 수 천종의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업체를 관리하는 부처간 업무영역이 서로 얽히고 상충되어 혼선과 마찰이 빚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싶다.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는 동안 ‘성장제일주의’를 앞세워 숨가쁘게 달려오기만 하던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유통업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다. 그 동안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제조업체 중심의 시장구조가 이제부터는 유통망이 없이는 결코 살아날 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함으로써 유통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특히, 사업성격상 자본회전이 긴 건설업의 단점을 ‘현찰장사’인 유통업이 보완해 줄 수 있어 건설업체를 유통업이 보완해 줄 수 있어 건설업체들의 유통업 참여가 거셌던 기간이었다.

삼풍건설이 서초동에 고급백화점을 내세워 ‘삼풍백화점’을, 동아건설이 인천 부평동에 ‘동아시티백화점’을, 건영은 노원구 중계동에 ‘건영옴니플라자’를 각각 개점시킨다. 이밖에 한신공영,청구주택,경방, 대우, 럭키금성상사,선경 등 중견기업들의 유통업 참여가 본격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