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신업태라고 하는 새로운 유통업태가 탄생한다

백화점간의 싸움에서 열세인 신세계는 롯데에 일격을 가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게 된다.

1993년 11월 신세계의 이마트가 창동에 1호점을 오픈하게 된다. 그 당시 거의 모든 제조업체,소비자들이 할인점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라 바잉 및 시스템을 갖추는데 힘이 많이 들긴 하였지만 이마트 1호점은 성공리에 개점을 하게 된다. 이마트 할인점 개점이 성공하자 각 유통업체들이 신업태 참여를 추진하게 된다. 또한 신세계는 양평동에 프라이스클럽 1호점을 개점한다. 이러자 이랜드가 ‘2001아울렛’, 농심가가 ‘메가마켓’을, 삼천리가 하이퍼마켓 형태로 시장에 진입한다.

이때부터 ‘가격파괴’라는 단어가 소비자들에게 공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존의 소비자 가격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매장마다 같은 상품이지만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일가의 원칙이 무너지는 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또한 단품판매보다는 묶음판매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낮추는 전략을 시도하기도 한다.

여기서부터 제조업과 유통업간의 시장주도권 싸움이 시작된다. 시장주도권은 가격주도권을 의미하는데 할인판매에 맞서 제조사측에서는 공급을 중단하는 반격을 시도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로서 일물일가(一物一價)정책이 붕괴되고 오픈가격이 확산하게 된다. 점점 백화점의 불황은 심각해 지고 할인점은 새로운 강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백화점은 생존이 위협받는 등 소비자의 구매행동과 트렌드의 변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침체현상이 지속된다.  

이 당시부터 지방상권을 위협하는 주요 백화점의 지방 진출전략이 가시화되는데, 이 당시 전략은 지방 최대상권에 최대매장을 지어 선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지방의 열세한 매장면적과 MD력 부족 등으로 인해 애당초 서울의 대형 유통업체와의 싸움은 불을 보듯 명확하였다. 신축점포는 최소한 1만평이상으로 계획된다. 지금까지의 3~4천평의 규모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1995년 개점하는 롯데부산점은 1만3천8백평으로, 청구그룹의 블루힐백화점은 1만평, LG백화점 부천점은 2만여평으로, 신세계는 강남점을 1만6천평으로 개점하는 계획을 하게 된다.

19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는 점포의 대형화로 대응하게 된다. 당연히 영세 유통업체는 경쟁력의 취약으로 인해 유통산업의 구조변화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