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전통시장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호소하는 세상이다. 중소기업청장, 고용노동부장관, 지식경제부, 시장, 군수 할 것 없이 전통시장을 방문하여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대량구매에 따른 염가제공방식과 현대적인 주차시설을 갖춘 쾌적한 매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동일상권 내 대형마트의 공격 등으로 인해 전통시장의 정체성이 흔들거리고 있다. 상권을 뒤흔드는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인 SSM, 오픈마켓을 포함한 온라인 쇼핑,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모바일쇼핑, 반값에 도전중인 소셜커머스 등 전통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업태가 계속 출현,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우리네 전통시장은 과연 어떤 생존전략과 더 나아가 부활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첫번째, 영업시간을 밤시간에 초점을 맞추어라.

 ‘골목상권 보호’를 취지로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1-2회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야(夜)시장이다. 대형유통점이 잠든 사이 밤 시간대를 이용해 전통시장 쇼핑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 이상이 싱글족이거나 2인가구인 시대로 접어들었다. 싱글족들은 심야시간에 먹고 마시며 사람을 만나고 쇼핑하는 데 익숙하다. 외국의 경우, 영국 런던 북서지역에 있는 Harrow 시장은 지역주민들의 시장보기 시간대를 고려하여 운영시간을 저녁에 초점을 맞추어 변경하여 고객의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하고 있다. 즉, 나이트라이프(night life)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늦은 퇴근으로 인해 장보는 시간이 늦어지게 되고,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는 더욱 더 늦은 밤 시간을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 주목하자. 싱글족 가구와 2인 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숫자를 기억하자. 이들을 위한 나이트라이프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두 번째, SNS를 최대한 활용하라.

지금까지 하드웨어적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전통시장의 특장점을 전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알려 줄 수 있도록 앱(APP)을 이용한 시장정보 제공과 QR코드를 이용한 시장 이벤트 정보 제공, 유튜브를 이용한 시장 홍보 등 적은 예산으로 전통시장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여가나 커뮤니티(카페·블로그·SNS)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등 소비생활 패턴도 바뀌는 모습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따라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 전통시장에 투입되는 상인회 총무를 SNS에 능숙한 젊은 인력으로 교체 투입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통시장의 매일매일 이벤트, 특가세일상품 안내 등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세번째, 핵심가게인 키스토어(key store)를 지정하는 전략이다.

어느 전통시장이나 100여개가 넘는 점포가 있지만, 우선 딱 하나의 점포만을 홍보해야 한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Pike Place market)에 있는 생선가게는 시애틀을 찾는 모든 관광객들의 머스트해브(must have) 방문 지역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곳에 가면 재미있다. 총각 생선가게 점원들이 쇼맨십으로 고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머리 위로, 눈앞에서 고등어가 춤을 추면서 이쪽 매장에서 저쪽 매장으로 날아간다. 해당 시장을 알리기 위해선 화제의 점포 하나만을 집중해서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교류센터를 건립하라.

지금까지 아케이드방식이 었다면 이제부터는 제대로 된 문화교류센터 건립을 도와 주자. 일본 중부 가나자와(金澤)시 중심부의 오미초 전통시장은 2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장으로서 185개의 시장 점포엔 수산물과 농산물이 주류이다. 이곳은 지금까지의 일본 전통시장의 아케이드방식에서 벗어나 3층짜리 건물로 다시 탄생을 하여, 1층에는 전통시장을, 2층에는 음식점들이 늘어선 푸드코트를, 3층에는 시가 운영하는 문화센터인 ‘교류플라자’를 설치했다. 이곳에선 시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각종 강좌가 열리고 있다. 물론 강의실 옆에는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탁아소도 있다. 젊은 소비자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교류플라자를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오미초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하루 평균 1만5000명이라 한다.

내가 강조하는 점을 정리하면,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부활책은 진정한 부활책이 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전통시장을 도와주려면 그 지방과 지역의 특색을 살려 온리원(only one) 테마가 있는 하나뿐인 마켓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돈만 갖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21세기는 상상력과 열정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