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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대형 복합쇼핑몰들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쇼핑몰 즐기는 몰링족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복합쇼핑몰이 인기를 끌면서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할 방법은 무엇인지, 외국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김앤커머스의 김영호 대표입니다. 1. 우리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극장을 비롯해 수많은 브랜드 상점을 갖춘 복합쇼핑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복합쇼핑몰의 원조하면 미국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겨우 10여개의 복합쇼핑몰이 나타나면서 태동기를 맞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1천여개가 훨씬 넘는 숫자를 자랑하듯이 ‘복합쇼핑몰’이 대세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입니다. 대형 쇼핑몰의 개발과 경영은 물론 대기업이나 대자본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커다란 나무에는 여러 새들이 둥지를 틀고 개미를 비롯해 온갖 곤충과 미생물들이 깃들어 살 듯이, 대형 복합 쇼핑몰은 그 자체로 거대한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미국 대륙을 동서로 횡단하다 보면 딱 중간쯤에 있는 미네소타주에는 대형 복합 쇼핑몰인 몰 오브 아메리카 (Mall of America)라는 곳이 있는데, 미국을 대표하는 쇼핑몰이라도 되는 듯이 이름도 거창하게 지었는데 일단 방문하여 그 규모를 직접 체험해 보면, 그 작명이 과히 과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4개의 대형백화점과 500여 개의 브랜드 숍을 갖추고 있으며 엄청난 규모의 실내 놀이공원과 아쿠아리움이 쇼핑몰 시설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곳의 한해 입장객은 연인원 4천만 명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약간 작은 정도죠. 이 정도면 하나의 생태계일 뿐만 아니라 작은 공화국이기도 하죠. 향후 자기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이런 대형 쇼핑몰의 구성과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소비 패턴을 관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미국의 복합쇼핑몰은 우리와는 그 규모부터가 다를텐데요. 실제 많이 다녀보셨던데 어떻습니까? 땅덩어리도 워낙 넓은 나라라 미국 전역에 있는 복합쇼핑몰을 다 구경하기 힘이 드실 것입니다. 제가 LA지역내 복합쇼핑몰 14군데를 조사하는데, 약 25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미국 내 모든 복합쇼핑몰을 돌아다니기 어렵다면, LA에 한정해서 추천할 곳은 세 군데 있습니다. 광활한 넓은 쇼핑공간과 휴식공간으로 유명한 'Irvine South Coast Plaza'와 가족 간의 나들이로 적합한 'The Grove' 그리고 패션과 영화를 비롯한 어뮤즈먼트가 강한 'Del Amo Fashion Center'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복합쇼핑몰은 각각의 나름대로의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고, 방문하는 고객의 취향도 조금씩은 달라 보였는데요, 홈페이지를 미리 방문해 사전에 특성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쇼핑몰을 결정하는 게 여행 시간을 아끼는 방도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복합쇼핑몰은 미국에서는 1980년대,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금은 이미 각광받는 쇼핑 형태로 정착됐고 쇼핑몰 자체가 관광상품화되기도 했죠. 국민소득 2만불 이상부터 이런 복합쇼핑몰이 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크기만 대형화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합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미드타운’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중년층을 공략한 새로운 개념의 도심 복합상업시설로서 56만㎡(17만평)에 이르는 규모로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습니다. 호텔과 오피스, 박람회장, 미술관 등이 들어서 있고, 대지 면적 중 40%를 녹지 공원으로 조성하고 조깅 코스, 산책 코스, 놀이 공간 등을 확보해 그야말로 자연과 쇼핑ㆍ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쇼핑이외에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3. 이 복합쇼핑몰이 등장하면서 몰링족과 트랜슈머를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소비자들을 말하고 어떤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겁니까? 복합 쇼핑몰을 관찰하다 보면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이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트렌슈머’(transumer)와 ‘몰링’(malling)이라는 개념이다. 이 두 가지 키워드만 잘 이해해도 자신의 사업장이나 점포에 적용할 바가 적지 않습니다. 먼저 트렌슈머를 보면, 여러분들이 ‘프로슈머(prosumer)’라는 단어는 이미 익숙하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트렌슈머(transumer)’라는 단어도 잘 아실 것입니다. 어원을 살펴보면 ‘넘어서 이동하는’이란 뜻이 담긴 trans에 ‘소비자’를 의미하는 consumer에서 sumer를 따와 합성한 용어죠. IT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움직이면서 TV 시청, 정보 검색, 영화나 게임 등 오락, 쇼핑까지 모두가 손 안의 복합 단말기로 해결 할 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움직이는 고객을 붙들어 놓을 수가 있을까요? 해법은 당신이 움직이는 고객에게 움직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됩니다. 그것이 바로 트렌비스(Trenvice)죠. 현대는 정말이지 바쁜 시대입니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사업자는 사업자대로. 주부들도 헬리콥터 맘이다, 슈퍼맘이다 해서 시간에 쫓기죠. 이처럼 바쁜 고객들에게 이동하는 잠깐의 틈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기술과 안목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토록 바쁜 세상살이이기에 발맞추어 탄생한 문화가 바로 ‘몰링’(malling)입니다.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놀이와 소비 그리고 문화를 한데 섞은 것이죠. ‘몰’(mall)을 찾는 고객도 커플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몰-고어’족을 위한 가족중심의 새로운 복합쇼핑몰 업태가 대세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복합쇼핑몰은 ‘몰링’(malling)과 상당히 연관이 있기 때문에 ‘몰링’ 문화를 제외하고 복합쇼핑몰을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몰링’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쇼핑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의 쇼핑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기존 쇼핑만 하는 개인 소비자가 아닌 가족단위로 하루를 즐기기 위해 내방하는 고객을 위해 각종 놀이의 기회, 관람의 기회, 휴식의 기회, 교육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스링크, 골프연습장, 스파랜드, 성인교육시설 등 각종 문화·레저시설을 총망라해야 한다는 것이죠. 4. 그런데 이런 복합쇼핑몰의 등장이 중소 상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위협이고 먼 나라 얘기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런 복합쇼핑몰의 등장이 쇼핑몰에 입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나 해당되지 골목 사장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우리나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테넌트로서 매장을 갖는 방식보다는 키오스크 매대에 의한 입점방식을 적극 연구하기 바랍니다. ‘키오스크 매대’ 입점 방식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단, 키오스크 매대에서 파는 품목이 어떤 차별화된 품목이냐가 문제겠지만 말입니다. 일단 키오스크 매대 입점방식이 성공하고 그리고 매월 매출이 안정적으로 신장한다면, 그때부터 조금씩 장사가 아닌 사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나아가 전국 복합쇼핑몰 매장 내 키오스크 매대에 상품을 납품하는 방식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직영 키오스크 매대 운영과 다른 사람이 운영 중인 키오스크 매대에 일부품목을 납품하는 방식을 병행하는 사업도 가능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복합쇼핑몰과 명품 아울렛 매장이 전국에 포진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이 공급하는 상품을 파는 키오스크매대가 전국 단위로 입점하고 있다면 상당한 매출실적과 개인적인 부를 이룰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됩니다. 5. 그렇다고 전부 다 복합쇼핑몰에 입점할 수는 없고, 입점하지 않더라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예를들어 골목상권 같은 곳이라도 응용할 방법이 있습니까? 여러분이 현재 발전하는 복합쇼핑몰 개념과 몰링 개념을 기억한다면 당신의 골목상권에서도 응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 도쿄에 가면 ‘롯폰기힐스’를 반드시 방문하게 되죠, 홍콩에 가게 되면 ‘하버시티’가 머스트해브(must have) 방문코스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복합쇼핑몰이 몰고 올 변화의 결과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소비공간이 아니라 해당 지역 일대를 전부 관광지화한다는 점입니다.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넘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당연히 복합쇼핑몰 근처에 있으면 내국인과 외국인을 상대로 장사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만약 복합쇼핑몰과 전혀 관계없는 동네 골목상권에 위치한다고 하더라도 몰링 개념을 기억한다면 새로운 고객창출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작은 카페는 핸드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요즘 젊으나 나이 드나 누구나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사는 시대이고 보면,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쉬는 동안에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다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죠. 이 또한 트렌슈머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네의 카페나 음식점에서 어린이를 대동한 주부나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퍼즐 조각 맞추기나 보드 게임을 비치해 둔다면 어떨까요? 주부들은 오전에 집안일을 마치고 이웃들과 함께 커피 한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것만큼 스트레스 풀기에 좋은 휴식이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들을 대동하고 보니 담화에 집중할 수가 없죠. 이럴 때 게임이 비치된 커피숍과 그렇지 못한 카페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몰링이란 개념이 꼭 대형 쇼핑몰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상을 바꾸면 골목상권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일이죠.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표현을 썼는데, 거꾸로 “보는 만큼 안다”는 이치도 통용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6. 앞으로도 국내에 복합쇼핑몰이 계속 늘어날까요? 미국 등과 같이 우리도 정착해나갈까요?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달러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에 복합쇼핑몰이 주요 유통업태로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국민 소득 증가로 가족 단위 외출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나라 복합쇼핑몰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 될 것입니다. 또한 지역경제를 커지게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새로운 고용효과까지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서울 영등포에 있는 타임스퀘어는 하루 평균 15만명이 방문하는 서울 서남권 랜드마크이자 핵심상권이 됐는데요, 이곳의 상시 근무자가 1만명에 달합니다. 주변 시설 등 고용 창출 효과까지 합하면 약 3만5000여 개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젊은 층을 비롯해 영등포의 유동인구가 크게 늘면서, 인근 상권까지 덩달아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항상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이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지혜와 도전정신이 필요로 하는 세상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커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기회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골목상권이 해야 할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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