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년간 우리나라 유통을 달굴 새로운 화두는 무엇일까요?  

해외 유통의 흐름을 읽어내고 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하는 등 여러 요소를 대입해서 소비자 입에 자주 오르내릴 키워드를 찾아봅니다. 물론 2020년 하반기, 우리에게는 ‘코로나19’라는 절대절명의 위협 때문에 온라인 쇼핑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의 유통도 코로나19의 잠식과 함께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하겠죠. 그 이야기는 다음 번에 하기로 하고요, 오프라인에서는 아무래도 눈에 띄는 오프라인 유통마케팅 키워드는 단연 ‘복합쇼핑몰’이죠.

저는 10여년 전부터 우리나라 유통채널의 중심이 백화점에서부터 복합쇼핑몰로 전이될 것을 예측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을 비롯하여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투어 복합쇼핑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변화는 당연히 선진국 유통트렌드를 학습했을 것이고, 변화된 소비자의 구매행태 및 문화소비행태를 근거로 새로운 유통채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미국,일본 등 유통선진국에서 복합쇼핑몰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시점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이 넘어서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복합쇼핑몰의 원조격인 미국은 현재 1200여개의 복합쇼핑몰이 전미국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전세계 약 100여개의 복합쇼핑몰 시장조사를 마쳤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대한민국 복합쇼핑몰의 미래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유명 복합쇼핑몰은 제각기 다른 기획력을 통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복합쇼핑몰은 기본적으로 상권이 상당히 넓습니다. 지금까지 일개 백화점, 일개 할인점 설립할 때처럼 상권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만큼 도시 전체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자의 개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합니다.

즉, 업의 개념을 달리 해석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상권이 광역화되다 보니 어느 정도 영업이 궤도에 오르는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무섭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기존 상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핵폭탄급 유통업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왠만한 자금력,기획력과 고급인력을 갖추지 못한 유통업체는 뛰어 들 수 없는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업태이기도 합니다.

복합쇼핑몰이 소비 공간 개념을 뛰어넘어 쇼핑몰이 위치한 도시로의 방문을 유도하기 때문에 낙후 지역을 대표 쇼핑특구로 변신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복합쇼핑몰이 우리나라 대표 유통채널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복합쇼핑몰의 차별화전략

첫째, 유통3.0을 여는 개척자적인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그저 상품만을 파는 장소가 아닌 21세기 소비자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제안하는 진정한 ‘유통 3.0’ 시대를 보여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21세기 소비자의 행위를 예측하고, 새로운 문화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메신저 역할로 포지셔닝 되어야 할 것이다. 도심재개발에 따른 공간 재창조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비문화 제안자 역할이 가장 중요한 차별화 전략이 될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소비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 중요합니다. 모바일과 실시간 소비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물 흐르듯이 편안한 쇼핑공간과 체험이 진행되는 업태로 변신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상권이 광역화되겠지만, 우선 지역주민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쇼핑몰은 지역 주민들이 만나게 되는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역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복합쇼핑몰의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됩니다.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시설과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은 물론이죠.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된 쇼핑패턴을 그대로 흡수하기 위한 시스템 수정,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여기에 자발적인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가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참여하는 세일즈프로모션의 형태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주민들의 정기적인 축제행사를 매장 안마당으로 끌어 들여서 지역주민과 함께 동행하는 동행자 이미지를 굳혀야 할 것입니다. 간단한 사례로는 대단위 쇼핑몰을 운동 시설로 여기게 만들기 위한 ‘주민 걷기대회’를 복합쇼핑몰에서 시행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의 활용은 어느 업태도 지니지 못한 절대적으로 강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계절에 상관없이 남녀노소가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실내형 테마파크형 시설과 아웃도어형 익스트림 스포츠 공간 등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공간도 가능해 보입니다. 지역 주민에게 쇼핑몰을 내주어야 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트렌드를 빌미로 애견들의 복합쇼핑몰 입장 가능정책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동물들과 쇼핑을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쇼핑객이 상당히 많기도 하고, 또한 제가 선진국 그 많은 복합쇼핑몰에 가보았지만, 강아지와 함께 쇼핑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기도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