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이야기 #60 자기계발 책 100권 읽어보니,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  

여러분께 묻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발간되는 자기계발서는 진정 자아실현을 위한 책일까요 아니면 약자만을 상대로 사탕을 주는 책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 자기계발류 책 100권을 읽었습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자기계발류 책 속을 관통하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자기계발류 저자들은 지금 뭐하는지 아세요?

우선 ‘자기계발’이 처음 나타난 미국에서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알아봅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한국어 자기계발을 미국에서는 ‘self-help’ 혹은 ‘self-improvement’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말 그대로 ‘자조(自助)’, 즉, 스스로를 돕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회가 아니라 나 ‘자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늘과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으며 나를 도울 이는 오직 ‘자신뿐’이라는 미국 초기 개척 정신이라는 것이죠. 미국의 파이오니어적 도전정신은 자기 스스로 도전을 해야만 하는 미국 초기 역사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아마 제가 지금 이야기 하는 책들을 한번 쯤은 읽었거나 대충의 스토리를 들었으리라 본다. 한동안 자기계발서는 마법의 주문이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생각 버리기 연습’,‘시크릿’, ‘더해빙’,‘아프니까 청춘이다’, 최근에는 ‘역행자’ 등 사람들은 자기계발서 열풍에서 시대 흐름을 읽었고 이 흐름에 몸을 실을 수 있도록 자신을 채찍질했다. 지금 언급한 책들은 최소 30만부 이상 팔린 책들이다. 이런 류의 책을 구입해서 읽은 독자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또 하나 궁금한 점이 하나 더 생긴다. 바로 자기계발류 책을 저술한 저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과연 그들은 자신이 주장한 그대로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청춘들에게 꿈을 키우라고 그렇게 강변하던 저자들은 진정 자신들의 삶을 자신이 주장한 콘텐츠처럼, 책처럼 살아가고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자기계발류 책이 정말 잘 팔리는 시기가 있다. 언제인줄 아는가? 세상이 굉장히 어려울 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코로나 시기에 정말 많이 팔렸다는 팩트를 아는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꿈과 희망이 사라지려 할 때, 메시아처럼 나타나 구원해 준다. 거의 사이비 종교의 교주 수준이라 할까?

이제부터 자기계발류 책들의 문제점과 문제의 저자들 이야기를 해보자.

상상의 힘을 신봉하며 원하는 것에 대한 노력을 내려놓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강변하는 책, ‘시크릿’. 이런 류의 책들이 한동안 인기를 끈 이유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생존과 신분상승이 어려워지면서 믿음을 강조하는 신비적 자기계발이 실생활의 어려움을 잠시 잊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자기계발의 ‘자기(self)’는 미래의 이상적 자아일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읽는 독자들은 미래의 이상적 자아를 긍정하고 희망할 것이다. 저자는 이상적 자아를 긍정적, 현실의 자아는 부정적으로 묘사하곤 한다. 어찌보면 심리적 약자들에게 꿈과 야망을 심어주는 대신 자기 주체적 사고력을 약화 시키는 역효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 들기에 안성맞춤이 바로 자기계발류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많은 자기계발류 책을 냈던 저자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어느 저자는 현재 정치 유튜버로 변신한 경우도 있고, 종교계에 있었던 어느 저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세간에서 사라졌고, 해당 업계에서 영업왕이라 불리던 어느 저자는 금전적 사고를 치고 세간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자기계발류로 성공한 저자 중에는 기획한 책을 인위적으로 히트작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작동 시키는 듯 보여진다. 이 부분이 정말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 생각된다.

자기계발류 저자들의 공통점중의 하나는 이 분들의 말솜씨다. 글솜씨 분만 아니라 말솜씨가 프로 수준이기에 많은 독자들이 열광한다. 뿐만 아니라 책이 워낙 잘 팔리니까 자기계발 저자들이 책을 출간을 먼저 내겠다고 덤벼대는 출판사들이 줄을 선다.

최근 대한민국 출판계의 기이한 현상중의 하나는 서점가에 ‘유튜버셀러’ (유튜브가 만든 베스트셀러)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는 팩트다. 무슨 말이야 하면, 구독자를 많이 거느린 인기 유튜버가 추천하는 책이 많이 팔린다는 이야기다. 그야말로 유튜브라는 꼬리가 서점이라는 몸통을 흔드는 수준이다. 돈 앞에 장사가 있던가! 당연히 신간과 구간을 가리지 않고 역주행을 시키는 가공할 책 소개 유튜버 파괴력에 출판계는 넙죽 엎드리고 있다. 해당 책 소개 방송의 광고료는 수백만원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렇게 비싼데도 불구하고 광고를 서로 하려고 줄을 서고 있을 정도라 하니 기이한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대한민국 출판사들이 인기 유튜버에 매달리는 현실이 씁쓸해 보인다.

자기계발류 책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기계발 분야의 경우 신간 10종 중 저자가 완고(完稿)를 써서 나오는 책은 5종 미만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야말로 윤문 작가 성업시대다. 저자는 콘셉트나 녹취록만 주고 주문하면 출판사가 구성·초고까지 맡는 방식이다. 특히 비즈니스 성공담을 담은 CEO 자서전은 대부분 대필이나 윤문 작가에 의존하고 경우도 다반사라 한다. 그래도 독자들은 해당 책을 구입해서 읽는다. 워낙 유명한 사람이니까 뭔가를 배울 것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리라.

그리고 최근 자기계발류 책 저자들은 대부분 유튜버들인데, 구독자 수가 수십만을 거느린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인기 유튜버들에게는 출판사에서 먼저 책을 내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요즘 젊은 세대는 대부분 어릴 때부터 학원가를 순례하며 내신과 수능을 준비해 온 세대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배워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즉, 학원비도 모자라 혼자서 꿍꿍 앓으며 문제를 해결했던 나같은 기성 세대와는 달리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자신의 학문을 완성할 수 밖에 없는 수동형 학습습관이 지금의 대한민국 자기계발류 책의 향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유추 해석해 본다.

유통9단 김영호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자기계발류 책의 저자는 나이 50세 이상인 분의 연륜을 이야기 해 주었으면 한다. 인생론을 담은 책이 반드시 가져야 할 점 3가지도 알려 드린다. 첫째, 현장중심, 경험을 녹여내야 한다. 둘째, 풍부한 현장경험을 소개해야 한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개해선 안된다. 저자가 직접 경험함으로서 알게 된 팩트를 이야기 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