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여러 장소중의 한군데가 바로 ‘화장실’이다. 우리나라 화장실문화가 선진국 특히 일본 수준까지 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외국인이 우리네 화장실에 가서 깜작 놀라는 몇 가지 내용을 보면, 일부 화장실이 아직도 남녀 공용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칸막이 안에서 일을 보는 여성 칸의 바로 바깥에서 남자가 소변기에서 일을 봐야 한다는 점이 당혹스럽게 만든다. 화장실 입구는 하나이니 당연히 세면대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는 여성을 보면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 또 하나 놀라는 것은 아직도 남아 있는 수세식 화장실에서의 화장지 처리방식이다. 휴지를 무심코 변기에 버리면 막히는 변기가 있어서 별도로 휴지통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다. 그래서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린 악취와 보기도 싶지 않은 미관 때문에 곤혹스러워 한다. 그렇다면 선진국의 화장실 문화를 들여 다 보자.  

# 일본의 화장실문화는 세계 최고

일본 화장실은 내가 가본 전 세계 그 어느 화장실 중에서 가장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그들의 화장실은 그냥 화장실이 아니라 ‘에코화장실’이다. 정말 자연친화적이고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를 하고 이용토록 만들어서 본받을만한 경영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화장실에 있는 변기도 적은 물 내리는 레버와 많은 물 내리는 레버로 구분해서 설치하는 경우가 늘어가지만, 아직도 한꺼번에 물을 내리는 레버형 양변기가 많은 편이다. 내가 일본에 처음 가서 놀란 부분이 화장실 레버부분이었던 것이 생각난다. 1990년,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일본 도쿄에 처음 여행하던 날, 변기의 레버가 소변용과 대변용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이었던 기억이 다시금 생각나다. 물 하나라도 아끼는 습성을 가지려면 일상생활에서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하거늘 왜 그런 것을 모르고 행정가들은 차 없는 날을 선전포고하고 자전거를 타는 쇼를 하는지 모르겠다. 자동차법에는 자전거도 차(車)로 규정해 놓고 말이다. 일본 전역 어느 스토어를 가더라도 가장 감명을 받는 곳이 바로 화장실이다. 방문해 주는 고객 눈높이에 맞춘 화장실 레이아웃과 디자인은 일본 상인들이 얼마나 고객지향적인지를 알려 주는 반증이 이곳, 화장실이라 여겨진다. 일본 도쿄에 있는 스토어뿐만 아니라 내가 간 어느 스토어에도 화장실은 정말 최상의 조건으로 설치하려 노력했다는 점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일본 스토어의 화장실 문화는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분야라 생각되어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어 보인다.  

# 최근에 변한 미국의 공공화장실 문화

올 여름에 미국 비즈니스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 공공화장실의 IT화다. 화장실 이용 시, 내가 직접 손을 사용하여 물체를 만진 경험이 없다. 볼일을 보고 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오는 전자동 변기는 물론이고, 손을 씻기 위해 수돗가의 수도손잡이 레버도 그리고 손 씻는 세정제 분출구도 손만 가져가면 저절로 물이 나오는 자동센서 방식으로 교체되었고, 손을 씻은 후 손을 말리는 것도 기계가 대신 해준다. 화장실은 아시다시피 세균이 참 많은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위생적이고 편리한 이용이 가능했다. 우리나라는 올 여름에 ‘메르스’라는 희귀한 호흡기 질병으로 인해 전국민이 곤혹을 당해서 잘 알 것이다. 손씻기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 질병예방에 중요한지 말이다. 선진국 미국에서 전개되는 공공화장실의 IT화는 우리도 일부 진행되고는 있지만, 서울 중심지 고급 화장실에서만 전개되고 있는 중이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 미래의 어느 공공화장실 풍경을 상상해 본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나서 직장에 도착하니 본인의 혈압, 맥박, 혈당,체중 등이 측정된 수치가 공공서비스 일환으로 메일로 도착해 있다. 사물인터넷(IoT)의 발전 덕분에 만물이 인터넷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첨단 센서를 갖춘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이 늘면서 무선통신으로 전송받은 각종 건강 데이터에 대한 분석으로 전국민이 자신이 건강상태를 수시로 체크 가능해 진다. 점점 더 많은 일상의 사물들이 연결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됨으로서 대한민국은 가장 뛰어난 IT 기술과 공공서비스로 인해 가장 모범적인 화장실문화로 인해 전세계 최고의 서비스 제공국임을 알린다.  

나는 언제나 대형 혹은 소형 쇼핑몰에 가면 가장 먼저 가는 곳이 바로 화장실이다. 화장실에 가서 해당 쇼핑몰의 서비스 수준을 첫 번째로 판가름한다. 사실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인간의 생리현상을 해소해 주는 나만의 공간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 공공연하게 말할 수 없는 생리현상을 해소해 주는 공간이기에 가장 안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형 쇼핑몰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가더라도 가장 먼저 화장실을 가서 해당 업체가 손님을 얼마나 생각하는 지 바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들어 가는 화장실문화가 점점 정착한다면, 미래의 어느 날, 대한민국이 공공화장실문화에서 가장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로 알려지는 그 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