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대표적인 트렌드 관광시티로 만들려면,,, 

얼마 전 미국 CNN 방송이 발표한 외국 여행자가 많이 찾은 전 세계 도시 100개 명단 중에 우리나라의 서울이 13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보았다. 작년에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939만 명에 도달하는 등 양적 팽창은 어느 정도 증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과연 서울은 언제쯤 트렌드 중심의 도시로 변해있을까?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은 도시 중에 서울 면적보다 조금 큰 홍콩은 2천770만 명으로 아시아권 1위, 싱가포르는 1천708만명으로 아시아권 3위를 차지했다. 과연 무엇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까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번 발표의 주체측인 CNN 방송에 의하면 서울이 13위에 오른 이유에 대해 세계적인 팝스타로 발돋움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도움으로 전년보다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것 같다고 평했다. 아시다시피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25억뷰 (2016년 1월 현재)를 넘어서며 전무후무한 대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전세계인이 그토록 보고 또 본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콘텐츠를 그냥 흘려 내보내야 하겠는지 한국관광공사측에 묻고 싶다. 지금까지 유튜브 공식 조회수의 세계적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해당 뮤직비디오 콘텐츠를 서울 관광사업에 접목시킬 기획력이 아직도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으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곳을 따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관광상품 개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물론 누구나 잘 아는 호텔 등 숙박시설의 절대적 확충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양적인 잠자리 시설확충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관광정책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천재일우의 ‘강남스타일’ 콘텐츠를 서울 관광부흥의 기폭제로 사용해야 

이제부터 여행을 너무 좋아 하는 비즈니스 방랑객으로서 그리고 트렌드를 가장 많이 현장에서 연구하고 있는 트렌드 전문가로서 평소에 생각하는 서울 관광산업의 부흥 시나리오를 기술해 본다.  

1. 여행관련 전문가 집단을 양성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나다관광청은 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여행 관련 캐나다 전문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오로라 관련 스페셜리스트’ 교육과정을 개설하기도 하고,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됐던 캐나다 스페셜리스트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도 학습할 수 있는 ‘캐나다 탐험가(Canada Explorer)’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온-오프라인 동시에 전문가 집단을 양성 중이다. 우리도 한국과 세계의 역사, 문화,지형,지리 및 여행을 동시에 아는 투어스페셜리스트 1만명 정도를 양성해서 언제든 투입시킬 수 있는 인력풀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2. 대한민국 관광을 주도하는 조직의 승격을 통한 변화가 절실하다. 지금의 공사형태로는 도저히 답이 안보인다. 적어도 조직을 ‘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낙하산 인사를 그만하고, 제대로 된 관광 기획자를 자리에 앉혀야 할 것이다. 사장 공개모집이라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사장 선임방식에서 벗어나 ‘관광의 업’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만년 적자상태인 서울시 산하단체인 ‘서울관광마케팅’같이 조사만 하는 조직으로는 서울을 트렌드 중심의 도시로 제대로 만들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생각만 하는 조직이 아닌 ‘행동’ 위주의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다.

3. 현재 한국관광공사 내 모든 조직원들은 우리나라 역사공부와 더불어 지금까지 10년 2개월간 138개 나라, 1162개 도시를 소개한 KBS-1TV의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한 후에 시험을 보는 등 다른 선진국 관광실태를 온라인으로 적극적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선진도시 위주로 시청을 하되, 다른 나라 관광 실무자들은 무슨 활동을 하는지, 어떤 관광전략과 전술을 사용하는지 TV를 통해 콘텐츠부터 열심히 숙지했으면 한다.

4. 걷기 쉬운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여행을 하는데 버스만 타고 돌아다니길 원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유럽 도시여행의 핵심이 바로 ‘걷는 것’ 아닌가. 좁은 골목을 돌고 돌아 가다보면 중앙광장에 도착하고, 중앙광장에서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 동시에 광장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직접 참여하는 그런 열린 공간을 기대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서울에도 걷기 쉬운 길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스트리트쇼핑을 더해 주면 된다. 광장은 시위를 위한 공간이 아닌 시민과 시민, 시민과 관광객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변신해야 한다.

5. 세상은 점점 빠른 디지털 세상에 반발하고 있다. 그래서 느린 여행을 원하는 도시인들이 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템플스테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슬로투어(slow tour)를 추구하는 선진국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가장 한국적인 관광지로 ‘사찰’을 꼽을 수 있는데, 이를 한데 묶어 관광상품으로 적극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템플스테이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6. 마이스(MICE) 중심의 관광산업을 디테일이 강한 관광상품 여러 개로 쪼개서 만드는 다양한 전술들의 합으로 교체해야 할 것이다. 마이스 산업이 큰 돈을 벌어 준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지만, 서울이 주관하는 것이 아직 쉽지 않으니 다른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 촬영 장소를 빌려주거나, 한국 유명 책을 구입하게 하는 독서체험 투어, 한국 노래를 경영하게 만드는 노래경연 투어, 각국의 방송국과 연계한 체험관광- 예를 들어 방청객이 필요한 음악방송의 일정 객석을 해외관광객들에게 할당하여 서울에 온 관광객들에게 아이돌 스타를 만나거나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주고, 해당 국가 방송에도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방식 - 등 체험형 관광상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만의 문화를 담은 작지만 강한 여행상품들을 계속 시리즈 형식으로 개발해야 한다.

7. 사회 각 영역별 공통점을 선별하여 문화, 영화, 경제, 연극, 쇼, 스포츠, 게임, 전시 등을 통해 산업별 이벤트를 종합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지금까지 각 분야별로 따로따로 개별 진행했던 홍보방식을 묶음방식으로 바꿔 진행해야 한다.

8. 디지털시대를 앞서가는 디지털 관광상품 개발 등 차별적 상품개발이 필요하다. 면세점에서 화장품 쇼핑 등 천편일률적인 쇼핑 관광상품을 지양해야 한다. 일본처럼 온천 후 마사지와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을 길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여기에 국내, 국외를 연결하는 국제적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시행해서 외국에서 본 이벤트를 서울에서도 이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연계여행상품을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9. 만화를 통해 한국을 알리는 방법, 웹튠이 강한 나라에서 만화를 적극 활용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가. 웹튠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해서 웹튠을 자신의 고국에 돌아가서도 앱으로 배우게 하는 교육사업 등 웹튠 종주국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이를 적극 관광사업에 응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맛을 알려주는 여러 코스를 미리 만들어 K-푸드 전략을 관광에 접목 시켜야 한다. 하루 반나절 코스 혹은 종일 코스로 나누고 1번부터 7번까지의 여러 한국 음식을 체험하도록 번호를 매긴 음식점 찾기 프로그램을 알려주는 등 색다른 방식을 통해 재미와 한국 전통음식문화를 동시에 제공하는 상품을 개발하기 바란다. 맛집을 묶어서 알려주는 것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바로 큐레이션 서비스 아닌던가!  

지금까지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있었지, 정작 실효성 있는 정책은 많지 않아 보인다. 우선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과실만 얻겠다는 지금까지의 안이한 발상은 발본색원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