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국도 우리처럼 규제를 할텐데요. 규제를 해도 잘되는 건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미국은 기존 음식점과의 사업적 형편성을 이루기 위해 나름대로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식품위생 부분과 세금부분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푸드트럭의 발전은 곧 지방자치제 수입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2천여 지방정부는 푸드트럭을 철저하게 점검과 단속을 동시에 합니다. 예를 들어 지자체마다 한시적이지만 푸드트럭을 영업할 수 있는 영업허가증을 발부합니다. 이 때, 각 지자체 도시에 적정한 푸드트럭 댓수를 미리 산정해서 일정한 댓수만이 영업을 하게 하여 사전에 과열양상을 미리 막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각 지역 당국이 푸드트럭 사업의 발전에 별다른 도움을 주고 있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식품사업이기 때문에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 보인다. 요리를 전공으로 하고 유명한 조리학교를 졸업한 조리사가 푸드트럭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한 사례가 계속 나오는 것은 심각한 불경기에 조금이라도 적은 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관련 법규의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6. 여전히 불법노점과의 형평성 문제나 기존 점포상인들과의 갈등도 큰 숙제로 남아 있는데요. 좀처럼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까요? 어떤 상생 방안이 있을까요? 

사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푸드트럭이 소매 음식점으로부터 최소 150피트 이상 떨어진 곳에서 영업해야 하며 하루에 4시간 이상 공공장소에서 머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워싱턴D.C.는 푸드트럭이 손님들을 줄 세우지 못하도록 했으며, 로스엔젤레스는 푸드트럭 직원들이 손을 씻을 수 있는 화장실로부터 200피트 이내에서 영업하도록 했다. 뉴올리언스에서는 푸드트럭을 비롯해 이동상인들이 한 장소에서 45분 이상 머물 수 없으며 볼티모어에서는 스포츠 경기장이나 초등학교 근처에 푸드트럭이 주차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무조건 푸드트럭 장사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의 위생과 이용자의 편의를 철저히 생각을 하고 규제와 완화를 동시에 취하고 있는 중입니다.

7. 위생문제도 푸드트럭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걸림돌 중의 하나인데요. 해법이 있을까요? 

미국 지자체가 가장 잘하는 점이 영업허가를 내주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사전,사후 관리 시스템이 본받을 만하다는 점입니다. 식품이기 때문에 위생관리 및 영업전에 허가한 사항대로 법을 준수하는지 철저하게 주기적으로 점검을 한다는 점이죠. 아무래도 푸드트럭 사업에 관한 관리 매뉴얼이 미리 만들어져야 하겠습니다.  

8.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은데요. 굳이 푸드트럭을 활성화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미국에서 온 푸드트럭 비즈니스는 어쩌면 우리나라 실정에 꼭 맞는 창업 아이템일지 모른다. 전세계적으로 2008년 무렵부터 급격히 몰아닥친 장기불황은 푸드트럭 신장의 배경이다. 어찌 보면 푸드트럭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불황기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안성맞춤인 업종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음식 값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이, 공급자 입장에서는 일반 레스토랑과는 비할 바 없이 저렴한 창업 비용이 장점이다. 미국에서 푸드트럭 초기 투자 비용은 7만~8만 달러로 일반 레스토랑의 10만~30만 달러에 비하면 절반 이하에서 1/4 수준으로 적게 든다. 게다가 만약 한 곳에서 실패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비교적 손쉽게 메뉴와 브랜드명을 바꿔 재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불황기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환경에서는 창업자에게 매력 요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바쁘고 시간 없고 늘 분주히 이동하는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걸맞는 외식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하려면 권리금ㆍ임대료ㆍ인테리어비용 등 턱없이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드트럭은 특히 청년 예비창업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작은 트럭과 주방설비만 갖추면 장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 장사를 정리하더라도 트럭을 팔아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푸드트럭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동력’에 있다. 차를 이용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9. 이 푸드트럭이 특히 SNS 활용에 능숙한 젊은 창업자에게 더 유리한 면들도 있어 보이던데요?

볼거리와 맛, 이동성... 3박자를 갖춘 푸드트럭이 새로운 음식문화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푸드트럭은 이동하는 소비자를 따라 서비스하는, 모바일 경제의 유망 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움직이는 트렌슈머이기 때문에 이런 움직이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선 SNS는 필수입니다. 당연히 SNS에 능숙한 젊은 창업자에게는 필살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10. 몇가지 문제가 개선되면 푸드트럭에 관심 갖는 분들은 훨씬 많을 것 같은데요. 제도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또 창업자 입장에서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금번 인터뷰의 결론에 해당하는 데요, 규제개혁 1호로 나왔던 푸드트럭의 제도개선과 아울러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장사를 해온 전국의 노점까지 한데 묶어서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를 통해 합법적인 업태로 자리매김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야말로 정부는 1석 2조의 신의 한수를 보여 주실 절호의 기회인 셈이죠.

향후 푸드트럭 비즈니스는 단지 식음료 전달 기능뿐만 아니라 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하는 그야말로 ‘창조경제’의 선구자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입니다. 2013년부터 매면 미국 마이애미 해변 등지에서는 푸드 트럭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 페스티벌에 미국 전역의 다양한 푸드트럭이 모두 모여 색다른 식문화를 제시했고, 각 나라의 로컬 푸드를 맛보기를 원하는 수많은 소비자들이 운집하면서 페스티벌은 매우 성공적인 행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뮤직페스티벌에서 느낄 수 있는 음악과 캠핑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단순한 길거리 음식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한 셈이죠. 이처럼 푸드트럭은 한 데 모이게 되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푸드 트럭을 운영하는 대기업과도 경쟁해나갈 수 있고, 다양한 식문화를 제안할 수도 있게 됩니다. 미국 푸드트럭 페스티벌처럼 우리나라의 지자체가 벌이는 지방 축제중의 주요 테마를 ‘푸드트럭’으로 잡아도 좋겠습니다. 각 지방의 토속음식과 전세계 음식을 준비한 푸드트럭에서 여러 종류의 맛갈난 음식도 골라 사먹으면서 새로운 음악(재즈 혹은 락 페스티벌)도 듣고, 해당 지역을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는 패키지형 지역축제 개최가 가능한 셈이죠. 이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창조관광’이 눈 앞에 그려집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체계적이고 합법적인 푸드트럭 비즈니스는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고 청년실업 문제도 완화할 공신(功臣)이 될 수 있습니다. 도시에 회색빛 거리와 어두운 골목만 있어서는 의미 없지 않는가요. 사람들이 모여 음식과 대화를 나누는, 또 하나의 소통의 장소를 제공하는 푸드트럭을 활성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