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변가 마케팅에 관한 조언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의 여름 해변은 한마디로 난장판, 그 차제다. 수년 전부터 전국의 해변은 10~20대들 욕망의 분출구로 변신을 한 셈이다. 늦은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해변은 그들이 버리고 간 양심의 더러운 흔적들이 휘날린다. 이들이 깔고 앉아 놀았던 돗자리 위에는 소주·맥주·치킨·과자 등 술과 안주가 나뒹군다. 한쪽에는 폭죽놀이의 잔재들이 수북하다. 배달문화가 발달하다 못해 해변까지 배달되지 않는 음식이 없을 정도다. 과연 이런 하급한 해변가 휴가문화는 언제까지 진행할 것인가. 선진국 해변가 마케팅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전국 지자체장께 제안한다. 한반도 금수강산 해변을 지켜 주소서!  

#사례1. 하와이가 지상낙원인 이유

하와이는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의 로망인 신혼여행 핫 플레이스(hot place)다. 사실 미국 본토에 사는 미국인조차 하와이 가는 것이 꿈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하와이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곳이다. 우리가 늘 이야기 하는 ‘와이키키’해변에는 언제나 서핑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남녀들로 붐빈다. 솔직히 말하면 뜨거운 해변에서 노는 것 보다는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기 와 해변에서 노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시간도 잘 간다. 해변의 모래도 참 고운 편이고, 해변의 길이도 적당히 길어서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길 수도 있고, 해가 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 걷노라면 철학자가 따로 없다는 생각도 들것이다. 여기에다가 해가 지면 하와이 원주민들이 관광객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해 준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횃불을 켜 놓고 하와이 전통 음악을 들려준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하와이안 뮤직은 오묘한 조화를 주면서,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하는 잠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무릅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폭 들기도 한다. 그야말로 도적의 도심(盜心)을 훔칠 수 있는 장소이다. 와이키키 해변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는 간단하다. 이 해변에서 취식이나 음주가무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김밥 혹은 캔으로 된 맥주조차 해변에서 마실 수 없다. 하와이 해변에서는 공공장소인 만큼 타인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를 절대 금지한다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하나, 와이키키 해변에는 해변을 따라 쇼핑 스트리트가 형성되어 있어서 해변가 산책을 해변으로 할 수 도 있지만, 쇼핑 스토어를 하나씩 보면서 쇼핑겸 산책도 가능하다. 밤에 이 거리를 산책하다 보면 쇼핑도 하고, 관광객끼리 인사도 나누고, 길거리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례2. 프랑스 니스 해변에서 ‘이방인’의 자유를 누린다

프랑스 남부 니스는 영화제와 해변이 유명하다. 휴양지로서 니스라는 도시는 정말 깨끗하다. 동양 여인들보다는 큰 체격조건을 가진 유럽의 미인들이 상체를 내놓고 자유분방하게 수영을 안하고 썬텐에 열중이기도 하다. 니스 해변에서 해수욕. 반나체의 여자들, 그리고 작렬하는 태양아래서 누워있는 사람들. 까뮈의 ‘이방인’에서 왜 태양을 보고 총을 죄 없는 사람에게 쏘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면 너무 앞서가는 걸까. 학교에서 배울 때는 뭔 소리인지 몰랐는데 남부 프랑스 해안의 작열하는 태양 밑에 있으니 감이 잡힌다.

니스가 돈 많은 유럽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계속 찾고 싶은 도시로 각광받는 이유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의 해안도로와 기차길 그리고 자전거 도로로 이어지는 하나의 벨트를 형성하는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이태리 국경마을인 산레모부터 멀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에 충분한 벨트모양의 띠를 이루는 해안도로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공공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리브(Velib)' 시스템의 영향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공공자전거를 이용하여 아주 저렴하게 남부 프랑스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중해 특유의 바다색깔과 바다 냄새, 세상에서 너무 아름다운 마을들이 해변가 자전거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으니 니스가 더욱 사랑스럽다.

또 하나, 여기에 니스에는 유명한 화가들과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이 즐비하다. 요즘 우리나라 배낭족들에게 있어서 손 꼽히는 인기 도시로 니스가 선정되는 이유가 다 있다. 그래서 과거 유럽 배낭 여행의 산지인 파리와 로마 그리고 런던에서 벗어나 지중해 도시인 니스가 대세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도시가 정말 깨끗하다는 점, 해변에서는 절대 음식 취식이 안된다는 점이다.  

#사례3,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새로운 프로모션을 배운다 

쿠타 지역(kuta area)은 발리의 가장 번화한 명소 지역이다. ‘쿠타’(kuta)는 발리섬의 최남단에 있는 해변휴양지이다. 원래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1970년대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휴양객들이 몰려들면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변모하게 되었다. 다른 해변에 비하면 모래가 검은 편이다. 호텔에서 내 준 셔틀버스를 타고 한참 만에 도착하니 차량, 오토바이, 사람들로 너무 복잡한 쿠타 시내에 도착한다. 이곳에 있는 ‘Discovery Shopping Mal’l 바로 뒷편에 위치한 쿠타 해변에 내려가 보니 유명한 자동차 출시 이벤트가 한창이다. 많은 발리 주민들과 외국인들이 새로 출시될 자동차를 구여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야외 해변에서 펼치는 신상품 출시 홍보 이벤트는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지는 해변에서의 세일즈 프로모션은 홍보효과가 최고이리라 본다. 남성과 여성이 모두 좋아하는 자동차를 타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야외 자동차 이벤트로 제격이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우리나라 신제품 자동차 출시 이벤트는 해변에서 전개되기를 희망해 본다. 지금까지 새로 출시되는 신차종 출시 이벤트는 거의 대부분 고급 호텔 특설장소에서 진행되었는데, 이곳 쿠타 해변에서 진행되는 신차종 탄생 세일즈프로모션은 상당히 앞선 느낌이 든다. 시원한 해변 바람을 맞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이 가능토록 만든 색다른 신차 전시회였다.

#사례4. 미국 LA 산타모니카 해변에 있는 패션가인 산타모니카(Santa Monica) 3번가  

미국 LA에 있는 산타모니카 해변에는 다른 해변에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해변을 따라 클럽 모나코(Club Monaco), 디젤(Diesel), 갭(Gap), 게스(Guess)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는 점이다. 해변에서 일광욕을 한참 즐긴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어슬렁거리며 이 쇼핑스트리트를 나선다. 음식점과 고급 패션 브랜드 그리고 푸드트럭 등 볼거리 놀거리가 즐비하다. 해가 지는 저녁시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혹은 명품 브랜드의 신상을 보기 위해 저녁산책을 즐긴다.  

유통9단  김앤커머스  김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