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반값 등록금 정책이 정치계의 화두로 계속 진행형이다. 그렇지만 대학교의 경영을 오로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하겠다는 대학당국의 안이한 경영실태가 빚어낸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난관이 많아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반값 등록금보다 더 큰 충격을 주는 경영방식이 최근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그야말로 불황인 세계경제의 주름살에 찌든 서민들에게 많은 위안과 행복을 가져다 줄지 점검해 보기로 한다. 이름하여 '봉이 김선달 마케팅'이면서 ‘공짜마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그야말로 구전설화의 주인공 봉이 김선달이 현재 다시 살아나 돌아다니고 있는 셈이다. 그럼 지금부터 공짜인 대동강 물을 황소 60마리 값인 4000냥이나 받고 팔아 챙긴 현대판 봉이 김선달을 만나러 가보자. 

 (1) 회원제 맞춤형 서비스, 서브스크립션커머스 

현재 월 1만~2만원 회비를 내면 고가 화장품 샘플을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가 계속 탄생 중에 있다. 이 업체들은 고가의 화장품들을 공짜로 구한 뒤 이를 소비자들에게 유료로 전달하여 월 몇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기도 한다. 화장품은 유명 회사 10여 곳에서 무상으로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월부터 화장품 업체가 직접 공짜 샘플을 일절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이와 동시에 화장품 회사들은 소비자가 아닌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에 제품을 무료로 넘기고, 서브스크립션커머스 회사가 이를 다시 소비자에게 유료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소비자들은 전문MD에 의해 엄선된 화장품을 알뜰하게 체험해 볼 수 있어 좋고, 화장품 업체는 신제품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동시에 홍보를 할 수 있어 유익하다. 다양한 제품을 체험해보려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리면서 성의 있는 모니터링 결과를 화장품 업체에게 전달하는 것이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의 할 일이다. 초기에는 여성용 화장품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남성박스, 유아박스, 패션박스, 면도기박스까지 생겨났다.

이러한 색다른 맞춤형 회원제방식의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수많은 젊은 사업가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사업모델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이유는 구매대상을 적절하게 세분시켜 정확하게 목표고객화 시켰다는 점이다. 화장품 매장을 자주 방문할 수 없는 20대 중반~30대 중반의 바쁜 전문직 여성이 발품을 팔 필요 없이 편하게 집에서 전문가가 선택한 화장품을 받아보고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인 셈이다. 여기에 2~30대 여성들의 막강한 SNS파워가 구전마케팅 파워로 연결되어 큰 파장을 몰아가고 있다. 

(2) 개방형 음원을 돈 받고 팔기  

개방형 저작물(Creative Commons License·CCL)로 만들어진 음원을 회원제 형식으로 유료로 파는 회사가 탄생했다. 원래 CCL은 원작자를 표시한다는 전제 아래 몇 가지 간단한 부가 조건만 충족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트를 뜻한다. 비영리 목적으로만 개방된다거나 변형하지 않는다는 식의 조건이 붙지만 영리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음원만을 모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사실 개방형 저작물은 북미나 유럽에선 이미 10여 년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던 개념으로서 사진,텍스트,동영상,음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저작권에 관한 사용료 지급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전국 프렌차이즈 업계의 가맹점을 비롯하여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소매점포의 BGM(back ground music)을 원하는 업체 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전 세계 음원 중 영리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음원만을 긁어모으는 검색엔진만 제대로 만들면 더 이상 들어갈 비용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 무한한 매출이익이 보장되는 사업이 아닌가.  

(3) 지도에 있는 온라인 땅을 분양하는 서비스  

구글이 제공하는 온라인 지도인 `구글맵`을 약 992㎡(300평) 크기 `셀`로 나누고 사용자들에게서 신청을 받아 이를 분양한다. 가상의 땅을 사용자들에게 나눠주는 셈인데, 셀을 분양받은 사람은 해당 셀에 자신이나 특정 기업과 관련된 광고를 게재하거나 홈페이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른 사이트를 셀과 연동시킬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셀을 무한대로 살 수 있지만, 1개 셀(CELL) 유지비는 1년 단위로 지불해야 한다.

사용자들은 원하는 지역의 셀을 분양받을 수도 있다. 한 번 분양받은 온라인 땅은 지역 지명도와 셀 가치에 따라 회원들끼리 돈을 받고 거래할 수 있다. 거래 금액은 최소 1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이다.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기업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다. 구입한 셀 위치에 기업 광고나 이미지를 표시할 수 있으니 말이다.  

(4) 광고만 보면 커피 값을 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십여년 전에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허황된 사업모델에 농락당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나온 비즈니스모델은 광고를 보면 커피 한잔 값을 벌 수 있다고 하니 조금은 현실적으로 들린다. 광고를 보면 적립금을 쌓아주는 '리워드 광고'를 기반으로 앱 제작에 나선 젊은 업체들이 정말 우후죽순으로 많다. 스마트폰 3천만 시대를 돌파하면서 앱을 이용한 비즈니스가 활발하다. 언제 어디서든 광고를 볼 수 있는 모바일이라는 특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광고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 시청, 이벤트 참여, 어플 다운시 받는 적립금을 통해 커피 한잔비용을 벌 수 있다는 논리다. 아무래도 용돈이 궁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광고주가 거의 20대를 위한 소비재 업체가 주축이다.  

(5) 공짜로 영화를 상영한다 

멕시코 주민의 90퍼센트 정도가 유료로 영화를 볼 형편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3년 전부터 공짜로 영화를 상영해 주는 사업을 하는 멕시코 젊은이가 있다. 이런 사회사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어떻게 공짜로 영화를 보여주면서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가능한 것일까?

공짜 영화사는 우선 유명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영화 시작과 끝 부분에 광고를 넣어 주고, 영화를 상영하는 곳 주변에 광고판을 세워 놓는다. 당연히 광고전단에도 광고주 브랜드를 넣어서 제작해 배포한다. 그리고 사회 복지단체의 도움을 받아 마이크로 크레디트(빈민에게 소액대출해 주는 제도) 제도를 설명해주고 소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니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만족하고, 마이크로크레디트 사회사업을 벌이는 단체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만남과 소액대출의 기회제공을 할 수 있어 만족하고, 유명 글로벌 기업은 많은 이에게 자선사업을 도와주는 기업으로 소문이 나서 만족하고, 이 사업의 주체인 공짜 영화사는 돈도 벌고, 빈자를 도와주는 기업으로 명분도 쌓으니 그야말로 1석4조의 사업이 되는 셈이다.  

(6) 공짜로 냉장고를 공급한다 

독일의 보쉬와 지멘스가 공동 설립한 보쉬-지멘스가 브라질의 빈민촌에 공짜로 냉장고를 주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전력회사에 신형 냉장고를 거의 공짜로 공급하게 되면, 이 전력회사는 냉장고를 빈민촌 주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대신 전기를 많이 먹는 구형 냉장고를 회수해 보쉬-지멘스에 건네준다. 이런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의 뒤에는 ‘탄소 배출권’이라는 새로운 국제협약이 있다. 이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의거 탄생한 신종 에너지 파생상품으로서, 앞으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우기 위해 ‘교토의정서’에서 합의된 상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상국이 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 다른 나라(기업)의 배출권을 취득하면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온실가수 의무감축 대상국은 38개국(EU는 1개국으로 간주). 특히 유럽은 탄소 배출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데 톤당 26유로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탄소 배출권을 필두로 앞으로 무형의 자원을 유가증권(파생상품)으로 바꾸는 신종 에너지 상품의 잇단 출현이 예고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탄소배출권 사업을 21세기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 여기고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즉, 구형 냉장고에서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는 냉매인 HFC를 회수해 처리하면 회사는 ‘탄소배출권’을 받게 된다. 이 '탄소배출권'을 거래소에 팔아 수익을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업이라는 명성도 덤으로 얻는다. 전력회사는 빈민촌에 저전력 냉장고를 줘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다. 덕분에 빈민촌을 위해 추가로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된다. 그야말로 1석3조의 비즈니스 모델 아닌가! 

(7) 공짜로 자동차를 나눠준다  

최근에 프랑스, 미국에서는 카쉐어링 시스템이 정착단계에 돌입했다. 주로 전기차를 이용해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용제도를 도입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 쉐어링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그런데 자동차를 공짜로 나눠주고 달린 만큼 사용료를 받는 색다른 비즈니스모델이 인기다. 미국 벤처 기업인이 무료로 전기자동차를 주고 주행거리만큼 이용료를 받는 사업을 이스라엘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충전소를 곳곳에 설치 중이다. 무료 전기자동차 사업 모델은 이스라엘처럼 국토가 좁은 데서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다음 진출 목표지는 하와이다. 우리나라같이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에서도 당연히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전기자동차를 시험, 운영하는데 이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사용에 따르는 전기충전사업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객들이 많으니 더더욱 적용이 쉬우리라 본다. 각국 나라의 관광객들에게 무상으로 전기자동차를 대여해 주고, 사용료를 받는 방식을 통해 관광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  

(8) 공짜로 책을 나눠준다 

한 여대생이 문득 한 번 읽고 나면 책장에서 잠자고 있는 책들을 서로 바꿔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새로운 공짜 책 구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본인이 읽고 난 책을 사이트에 올리면 1000 포인트를 주고, 사이트 목록의 책을 받아가려면 1500 포인트를 내야 한다. 결국 회원이 자기 책 두 권을 제공하고 한 권을 얻는 셈이다. 착불 택배를 이용해 책을 주고받으니 책에 관심 있는 사람은 택배비만 있으면 원하는 책을 얻을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되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9) 대학생들을 위한 공짜 노트, 공짜 복사 서비스  

기업의 광고가 실린 광고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대학생들은 이 이면지로 복사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사업모델이다. 광고주들에게는 광고가 실리는 ‘매체’로서의 개념, 그리고 무료복사 서비스를 사용하는 학생들에게는 ‘이면지 무료 복사’라는 개념으로 접근한 비즈니스인데, 복사비를 아끼고자하는 대학생들에게 대단히 환영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대학생들에게만 주는 무료혜택이 또 있다. 무료로 광고가 삽입된 대학생노트를 전달 받는 서비스이다. 대학생은 공짜 공책 얻어 좋고, 기업은 광고해서 좋고 기업이 필기노트 안에 홍보지면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지급한 후원금으로 학생들이 공짜로 쓸 수 있는 노트 전달 방식이다. 이러한 무료 대학생노트 서비스는 2007년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생이 1인 기업으로 시작한 비즈니스 아이템이다. 2008년 20만권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대학에 2010년 1학기 기준 200만권 이상의 노트를 배포하는 대학생 매체로 성장했다.  

특급호텔 커피숍에서는 커피를 무한리필해 준다. 물론 커피 값이 비싼 만큼 무한리필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누가 몇 잔의 커피를 계속해서 주문할 것인가. 무한리필의 개념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산음료 무제한 제공방식과 동일하다. 하지만 대동강 같은 공공자원을 내 것처럼 이용해서 돈을 계속 벌어들일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지금같은 불황기에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모델이 아닌가 싶다. 당신은 위와 같은 사례를 보면서 무슨 영감이 떠오르는가. 새로운 사업 시나리오가 마구 생각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