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쇼핑, 식사, 문화생활 등을 모두 한자리에서 해결하는 소비트렌드를 이른바 ‘몰링’이라고 하죠.. 이런 몰링족들을 잡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축구장 70배 크기의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개관하면서 유통업계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복합쇼핑몰 경쟁과 소비트렌드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유통트렌드전문기관인 김앤커머스 김영호 대표입니다.  

1. 복합쇼핑몰들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곳곳에 생기고 있는데요..그동안 이런 복합쇼핑몰들이 얼마나 생겼습니까?  

일반적으로 미국,일본 등 유통선진국에서 복합쇼핑몰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시점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이 넘어서는 시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6천불이니 앞으로 복합쇼핑몰이 전국적으로 더 많이 선보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개점하는 거의 모든 쇼핑몰은 대형 복합쇼핑몰이 대세죠.

2000년 우리나라 복합쇼핑몰의 효시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가 개장한 이래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업태입니다. 서울만 본다면, 용산에 개장한 아이파크몰, 김포공항에 있는 롯데몰, 신도림에 개점한 디큐브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서울의 주요 지역에는 몰링을 제안하는 복합쇼핑몰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2. 유통업체들이 요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인데 그 이유가 뭡니까? (최근 현황.. 프리미엄 아울렛 등..)  

모든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투어 복합쇼핑몰 시장에 뛰어 드는 주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기존 백화점, 할인점 등만의 업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고, 이와 동시에 변화된 소비자의 구매행태 및 문화소비행태의 변화 등으로 인해 새로운 유통채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자유로운 노마드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기존 쇼핑문화에서 한 발 앞선 몰링문화 그리고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문화생활을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인죠이 몰링(enjoy malling)’은 소비자를 동시다발, 일괄적으로 모객하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그래서 유통선진국에서 전개되는 새로운 유통의 업태라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아울렛, 회원제 창고형 마트, 테마형 전문매장 등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3. 오늘 개관한 곳이 국내 최대규모라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나 되고, 특징적인 게 뭡니까?  

이번에 개장한 복합쇼핑몰은 지하 4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8층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연면적은 46만㎡로 축구장 70개 넓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국내에 지어진 단일 복합 쇼핑몰 중 가장 큽니다. 더 간단히 비교해 드린다면, 서울 영등포에 있는 타임스퀘어가 37만 제곱미터인데, 이 보다 훨씬 넓은 셈이죠.

여기에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보다 넓은 식당 공간도 생기고요, 명품 매장과 함께 현대자동차·BMW·할리데이비슨 등 자동차와 오토바이 전시장도 마련된다.

건물 옥상에는 한강과 검단산이 보이는 야외 수영장과 스파로 구성된 물과 관련된 휴게공간이 만들어진다. 농구·배구·테니스·배드민턴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여주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처럼 기본 쇼핑 이외에 스포츠, 영화, 물놀이, 맛집 등을 넣는 복합 쇼핑몰을 짓는 것은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들여 체류 시간을 길게 만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마디로 "이곳은 신세계그룹의 유통 노하우와 역량을 집대성한 결과물"인 셈이죠.  

4. 이런 대형 복합쇼핑몰이 발달한 대표적인 곳이 미국 아닌가요? 많이 가보셨을텐데, 규모면에서나 즐길거리나.. 얼마나 잘 돼 있습니까? (여러 미국 쇼핑몰 사례...)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겨우 20여개의 복합쇼핑몰이 나타나면서 태동기를 맞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1천여개가 훨씬 넘는 숫자를 자랑하듯이 ‘복합쇼핑몰’이 대세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입니다.

대형 쇼핑몰의 개발과 경영은 대기업이나 대자본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커다란 나무에는 여러 새들이 둥지를 틀고 개미를 비롯해 온갖 곤충과 미생물들이 깃들어 살 듯이, 대형 복합 쇼핑몰은 그 자체로 거대한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는 대형 복합 쇼핑몰인 몰 오브 아메리카 (Mall of America)라는 곳이 있는데, 미국을 대표하는 쇼핑몰이라도 되는 듯이 이름도 거창하게 지었는데 일단 방문하여 그 규모를 직접 체험해 보면, 그 작명이 과히 과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4개의 대형백화점과 500여 개의 브랜드 숍을 갖추고 있으며 엄청난 규모의 실내 놀이공원과 아쿠아리움이 쇼핑몰 시설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곳의 한해 입장객은 연인원 4천만 명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약간 작은 정도죠. 이 정도면 하나의 생태계일 뿐만 아니라 작은 공화국이기도 하죠.

일본의 경우는 도쿄에 있는 ‘미드타운’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중년층을 공략한 새로운 개념의 도심 복합상업시설로서 56만㎡(17만평)에 이르는 규모로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습니다. 호텔과 오피스, 박람회장, 미술관 등이 들어서 있고, 대지 면적 중 40%를 녹지 공원으로 조성하고 조깅 코스, 산책 코스, 놀이 공간 등을 확보해 그야말로 자연과 쇼핑ㆍ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쇼핑이외에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5. 대형복합쇼핑몰들이 확산되면서 소비트렌드도 미국을 따라가게 될까요? - 어떤 모습으로?  

결론만 먼저 말한다면, 소비트렌드가 미국을 따라 간다기 보다 글로벌 소비트렌드에 동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바쁜 현대 도시인들, 백인백색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골고루 맞출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셈이죠. 이런 바쁜 세상살이이기에 발맞추어 탄생한 문화가 바로 ‘몰링’(malling)입니다.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놀이와 소비 그리고 문화를 한데 섞은 것이죠. ‘몰’(mall)을 찾는 고객도 커플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몰-고어’족을 위한 가족중심의 새로운 복합쇼핑몰 업태가 대세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복합쇼핑몰은 ‘몰링’(malling)과 상당히 연관이 있기 때문에 ‘몰링’ 문화를 제외하고 복합쇼핑몰을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몰링’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쇼핑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의 쇼핑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기존 쇼핑만 하는 개인 소비자가 아닌 가족단위로 하루를 즐기기 위해 내방하는 고객을 위해 각종 놀이의 기회, 관람의 기회, 휴식의 기회, 교육의 기회를 동시에 주어야 합니다.

6. 대형쇼핑몰들이 앞으로 계속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십니까? 시장의 성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복합쇼핑몰은 기본적으로 상권이 상당히 넓다. 지금까지 일개 백화점, 일개 할인점 설립할 때처럼 상권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만큼 도시 전체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비즈니스이면서 도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대안으로 자리매김을 할 것입니다.

복합쇼핑몰은 전세계적인 거대한 유통트렌드로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면을 많이 가져다 줍니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 다운타운에서 약 14㎞ 떨어져 있는 '웨스트필드 런던(Westfield London)'은 연간 2800만명이 찾는 런던의 대표적인 교외형 복합쇼핑몰입니다. 이 지역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작은 공장 등이 있는 전형적인 도시 외곽의 시골마을이었다. 하지만 2008년 웨스트필드 런던이 오픈한 이후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탈바꿈했죠.

지하철역이 생겼고 근처에 기차역까지 들어섰다. 수십 대의 버스가 새롭게 웨스트필드 런던이 위치한 지역을 경유하기 시작했고 자전거도로도 만들어졌다. 당연히 도시가 활력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은 계절에 상관없이 남녀노소가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실내형 테마파크형 시설과 아웃도어형 익스트림 스포츠 공간 등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공간입니다. 동시에 해외 관광객들의 쇼핑 및 관광 장소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을 함과 동시에 관광명소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7. 주변 상권 등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고민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텐데요... 가장 변화가 빠른 건 소비자 아니겠습니까? 소비자들의 변화에 어떻게 맞춰가야 할까요? (유통업체도, 주변 자영업자들도)  

이런 복합쇼핑몰의 등장은 주변 상권이나 소비자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 은 분명합니다. 주변상권에서 영업을 하시는 동네 자영업자께서는 복합쇼핑몰에 오는 소비자를 어떻게 하면 본인의 상점에 오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연구를 하셔야 합니다. 하루에 오는 가족단위 소비자의 수와 해외 관광객의 숫자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복합쇼핑몰의 빈틈을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거인의 아킬레스의 건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철옹성 같은 거대한 복합쇼핑몰의 아킬레스 건을 찾아 내면 인근 자영업자에게도 아주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인근 신생 아파트에 거주하는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http://www.kbs.co.kr/radio/1radio/economy11/notice/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