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포장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몇 년전, 대학생 두 명이 과자 봉지 160개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 건너기에 성공했다. 과자 봉지를 이용한 한강 건너기 퍼포먼스는 우리가 얼마나 과대포장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지 여실히 알려 주는 계기가 되었고, 국내 과자 제조업체에게는 긴장감을 잠시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런 소비자의 노력도 잠깐 반향만 일으켰을 뿐, 항구적인 대책을 세워 소비자 주권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나는 해외 마켓 조사를 하게 되면 상당히 많은 제품군을 조사하게 된다. 식품분야, 패션분야, 생활용품 분야 등 다양한 업종 제품군의 포장상태 및 포장방식 그리고 포장외관에 기재된 소비자를 위한 정보 등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금번 추석에도 선물 과대포장 단속에 나선 정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점검대상 품목은 제과류, 농산물류(과일,육류), 주류(양주, 민속주), 화장품류, 잡화류(완구, 벨트, 지갑) 등이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종류의 제품군에서 과대포장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만약 포장방법·포장재질에 관한 검사를 이행하지 않거나 포장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의 처벌은 어디까지 일까 궁금해진다. 그런데 아무리 과대포장을 해도 100만원 과태료만 내면 끝이라 한다. 100만원이라,,, 이런 웃기지도 않는 과태료에 과대포장을 주로 하는 업계 담당자나 사주가 눈이라도 꿈쩍할까 싶다.

매년 제과업계를 비롯한 제품의 과대포장과 과대광고에 대해 뉴스에는 나오지만, 그 뒷소식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단속을 환경부가 나서서 한다고 하니 제대로 업무분장을 했는지도 의아하다. 지금 진행 중인 환경부에 의한 최고 백만원 과태료 방식으로 과대포장 방식이 고쳐지리라 생각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과대포장의 제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내 해외시장 조사 결과다. 해외 선진국 소비자들은 스스로 과대포장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주는 제품 위주로 구매를 하는 소비자의식이 명확히 있기 때문이리라 본다. 과대포장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불필요한 포장방식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당연해 보인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선물세트 자체에 손잡이를 만들어 추가 쇼핑백 사용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용기 대신 옥수수, 감자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거나 스티로폼 대신 재생용지를 완충제로 쓰는 등 '친환경 포장'을 위해 애쓴다. 심지어 포장을 아예 없애는 시도가 진행 중에 있다.

<사례1> 독일 등 유럽에서 전개되는 ‘포장제로’ 마켓

독일 베를린에 문을 연 슈퍼마켓에서 2015년 9월에 새롭게 진행하는 경영전략이 바로 ‘포장 제로’전략이다. 이는 기존 슈퍼마켓과 달리 용기를 재사용하고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양만큼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각자가 해당 제품을 원하는 양만큼 담을 수 있도록 용기 및 장바구니를 가지고 오라는 ‘BYOC(Bring your own container)’를 키워드로 경영을 시작했다. 야채나 과일은 물론 파스타와 콩, 쌀, 밀가루, 초콜릿, 젤리 사탕이나 과자, 올리브오일, 식초와 주스 등 400종 재료를 모두 정량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스스로 직접 가져간 가방이나 병에 원하는 양만큼 넣고, 그 무게에 따라 가격을 지불하는 형태로 쇼핑을 한다. 필요하면 가게에서 판매하는 유리병이나 천 보자기, 분해가 가능한 종이 가방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로서 유럽 소비자들은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게 되었다. 포장재에 싸인 제품군이나 인스턴트 식품과도 자연스레 멀어졌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필요로 하는 양만 구입하는 습관이 들게 되었고, 만들어 쓰고, 만들어 먹다보니 생활비도 대폭 절약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유해 화학물질과 멀어졌고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포장제로 숍 프로젝트는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덴마크 등 유럽 전략으로 확산 중에 있다.  

<사례2> 미국에서는 먹을 수도 있는 포장재를 개발, 진행 중

매일같이 빵 봉지, 치즈 봉지, 시리얼 봉지 등 식탁에는 먹고 남은 음식 포장지가 가득 쌓인다. 이런 포장지는 그대로 쓰레기가 돼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열렸다. 미국 농무부(USDA) 동부지역연구센터 연구진은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을 이용해 환경에서 잘 분해되면서 먹을 수도 있는 식품 포장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에 레몬과 라임 껍질 등에 들어있는 성분인 펙틴을 섞어 투명한 필름을 만들어 포장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필름은 겉보기에는 먹고 남은 음식을 싸둘 때 쓰는 랩처럼 보이지만, 잘 늘어나지는 않는다. 기존 봉지나 식품 포장재로 쓰는 폴리에틸렌(LDPE)보다 산소를 막는 성질이 500배 더 강하다. 이미 녹말로 만들어 자연에서 분해되는 포장지는 상용화된 바 있다. 하지만 구멍이 많아 산소를 잘 투과시켜 음식물 포장재로는 적합하지 않다.  

<사례3> 일본은 요즘 '애코경영'을 화두로 포장재가 바뀌고 있는 중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살리고, 환경도 보호하고, 매출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에코 경영현장 으로 들어가 보자. 일본의 '무인양품(無印良品)'의 티셔츠 등 의류 제품은 비닐포장 대신 끈으로 묶여 진열된다. 비닐은 환경을 해치는 물질이지만, 끈은 친환경 소재이다. 소비자들이 옷을 사기 전에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어떤 소재로 만들었는지 알기 원하기 때문에 비닐을 벗겨 놓는 것이 훨씬 구매에 수월하기도 하니 1석2조 아닌가 싶다. 더 나아가 에코경영을 하는 회사임을 만천하에 알리는 홍보역할까지 하니 1석3조로 늘어난다. '브랜드가 아니라 양질의 상품이 중요하다'는 가치 아래 설립된 '무인양품'은 로고와 장식을 최소화하고 포장을 간소화하는 등의 원가 관리를 통해 비용을 낮췄다. 이런 전략이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에도 맞아떨어져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결론으로 들어가 보자. 과대 포장 된듯 한 불필요한 기능을 줄여서 원가를 줄여라. 포장지 패키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불필요한 기능이 많은 상품의 부가기능을 빼고 제조한다면 새로운 가격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