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Radio '그건 이렇습니다, 이재용입니다' 라디오 방송과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주제는 ' 대형마트,편의점 PB상품, 믿고 먹을 수 있나요?' 입니다.  

<이슈 인터뷰: '대형마트, 편의점 PB 상품, 믿고 먹을 수 있나요?>

1. 요즘 마트에 가면 기존 브랜드가 아니라.. 마트 자체 상품이 많더라구요. 이런 걸 다 PB 상품이라고 부르는 거죠?  

private brand products는 대형 소매업자들, 즉, 주로 백화점, 할인점, 편의점 등의 업태가 기획,제작한 자체브랜드로서, 자신들의 자체 각 매장의 특성과 고객의 성향을 고려하여 독자적으로 만든 자체브랜드 제품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 PL(private label)상품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말로 풀이하자면, 자가상표, 자체기획상표, 유통업자 브랜드라고도 불리죠. 그 상품이 해당 점포에서만 판매된다는 것에서 전국에서 판매되는 제조업체의 브랜드(NB : national brand) 제품과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 대형마트에서 PB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6년 이마트의 이플러스 우유였고요, 국내 백화점에서는 1980년대 중반 신세계백화점의 피코크 와이셔츠가 우리나라 첫 번째의 PB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1-1. 요즘은 마트뿐 아니라 집 앞의 편의점만 가도 과자, 도시락, 젤리.. 이런 게 다 PB 상품으로 나오던데요.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PB제품은 마케팅이나 유통비용이 절약되어 제조사 고유 브랜드 제품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요즘 같은 장기불황에서 조금이라도 가계에 보탬을 주기도 하고, 가격 대비 성능,품질은 좋은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PB상품의 다양화는 시간이 변하면서 점차 양적,질적 확대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초창기 PB 1.0 시대 상품들은 쉽게 이야기 하면, 무늬만 PB상품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즉, 제조업체의 NB(National Brand) 상품의 포장 패키지만 바꾼 정도였으니까요. 주로 제품 품질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생수나 우유 등 생필품 위주로서 종류도 다양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러던 것이, PB 2.0 시대에 들어서면서 걸음마 단계였던 우리나라 PB상품군들이 생필품 수준을 넘어 건강식품·애견용품 등 전방위로 PB 상품이 확산됩니다.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장기적인 불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인 PB상품 구입에 주저함이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SNS의 발달과 빅데이터의 발달 그리고 1인 가구의 양적 확대 시대를 맞이하면서 차별화된 PB 3.0 시대가 오게 되는데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보다 더 많은 상품정보력과 소비자 구매패턴에 관한 빅데이터를 지니면서 전세가 완전 역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업체에서만 판매하는 온리원(Only One)상품군과 특화된 스페셜원 (Special One) 상품군 등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식품분야에 특화된 PB 제품군이 패션제품군, 생활용품군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트 혹은 편의점의 PB상품의 매출 비중은 대략 30%대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고요,,, 참고로 편의점이 운영하고 있는 PB상품 수는 평균 운영 상품수의 약 20~25%에 달합니다.   

2. 대체적으로 PB 상품은 다른 브랜드 상품보다는 좀 싼 것 같은데.. 실제로 가격 차이가 어느 정도 납니까?  

대형마트의 경우, 지금까지 PB 상품은 일반 브랜드 상품과 비슷한 품질에 가격을 20% 정도 싸게 한 제품이 주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 입장을 들어보면, 앞으로는 일반 제조업체의 NB상품보다 품질을 더 높이고 가격을 비슷하게 맞춘 프리미엄 제품군의 개발과 그리고 NB제품군보다 품질을 약간 낮추면서 가격을 40~50%까지 싸게 한 '초저가' 제품군을 늘리는 전략을 병행해서 시도해 나갈 예정이라 합니다.  

3.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이 어떻길래 이렇게 더 싼 건가요?  

아무래도 유통단계의 축소가 저가격 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가격결정 요소를 보면 총판, 도매상, 소매상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게끔 되어 있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제조업체-유통업체-소비자로 단순하게 이어지게끔 함으로서 시간절약, 물류비절약, 인건비 절감 등으로 인해 가격인하를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대형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업체간, 업태간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됩니다. 즉, 검색만하면 어디가 제일 싸게 파는지 알 수 있는 세상 아닙니까. 같은 브랜드 상품인데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 최저가 구매죠. 하지만 이런 최저가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PB 상품이죠. 왜냐하면 기존 제품과 PB 상품이 가격 경쟁을 벌이지 않기 때문에 유통업체들 입장에서도 많이 개발할수록 좋은 거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서 이제 PB상품도 유명브랜드 못지않은 품질과 스타일, 심지어 개성까지 바라고 있다. 무조건 싼 게 아니라 ‘이유 있는 싼 가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성공한 일본의 ‘무인양품’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에게 PB상품은 가격에만 소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구매요소인 상품의 가치에 집중해서 개발,기획해야 할 시기라 보입니다.  

4.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선 품질, 안전이 제일 궁금한데요.  예를 들어서 일반 브랜드 우유와 마트 PB 상품 우유가 있습니다.  두 우유를 제조하는 공장이 아예 다른 가요?  

결론만 말씀드린다면,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의 편의점 업계는 유력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각자의 핵심역량이 집결된 고품질 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라면회사 제품과 참치회사 제품을 콜라보해서 ‘참치라면’을 기획 제조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즉,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소비자의 숨겨진 욕구에 맞는 기획상품을 식품 제조업체 1군데 혹은 2군데와 콜라보를 해서 제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공장이 두군데를 거쳐야 최종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유통경로에 절대 우위를 갖고 있고, 소비자 구매자룔를 충분히 갖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의 PB제품 기획력은 제조업체들에게 다양한 판로 확대와 매출 증가를 주기 때문에 서로 공생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습니다.  

5. PB 제품에 대한 안전관리,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은 지금까지 대형마트가 언론상에 나온 홍보자료를 정리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최근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PB 제품에 대해 안전성 검사와 감시를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품질이나 안전성 문제, 과도한 인기상품 베끼기 논란 등은 최근 PB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더욱 자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문제죠.

대부분의 PB제품은 대기업의 신뢰도, 안정적인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기업의 제품입니다. 최근에는 개발ㆍ제조 단계에 유통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추세지만, 품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이나 책임감은 제조업체브랜드(NB)에 미치기 어려워 보입니다. PB상품은 한정된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대형 유통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상품으로 일반 제품에 비해 마진율이 높은 만큼 앞으로는 식품관련 사건이 나기 전인 사전안전관리에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대형유통업체가 모든 관리를 제조업체에 맡기는 것은 아닙니다.

롯데마트의 경우, 상품별로는 MD가 트렌드, 업계의 판매량 등을 감안해 최초 PB상품 도입 여부를 결정하면, 5가지의 단계를 거쳐 PB개발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제품을 출시할 때 롯데 안전센터와 PB 컨설팅은 외부 업체에 맡겨서 PB상품 도입여부부터 출시까지 5단계에 거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년 된 롯데안전센터에서는 55명이 근무 중이다.

이마트는 작년 2월 자체 품질관리를 전담하는 상품안전센터를 오픈해 운영중에 있다. 이마트에서도 공장심사, 안전ㆍ위해검사, 법적 표시 검증 등 3단계로 PB상품의 품질을 관리한다. 비식품의 경우엔 4단계로 외관 검사까지 추가로 진행 중이다. 특히 공장심사는 BSI(영국), SGS(스위스), BV(프랑스(국내)와 같은 국제공인 인증기관에 의뢰해 진행한다. 해외에서 생산하는 비식품 상품은 각 국제공인 인증기관이 생산 중간에도 방문해서 품질을 검사 한다고 합니다. 

6. PB 상품을 판매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품질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나요? 

식품부터 공산품까지 따로 모아 팔 정도로 PB 상품은 요즘 불황도 모르는 유통업체 효자입니다. 지난해 PB상품의 매출 비중은 30% 안팎까지 올랐고, 매년 성장세도 5%대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안전성입니다. 

자체 검증과 외부 검사기관을 통해 유해성분을 거르고는 있지만 유통기한 지난 원료나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100% 차단은 안 되고 있어 보입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책임 소재도 모호합니다. 유통업체가 만들라고 제조업체에 내린 작업지시서를 토대로 제대로 만들었는지, 제조업체가 만든 것을 유통업체는 판매만 했는지에 따라 책임여부가 달라집니다. 유통업체가 자신의 브랜드와 유통조직을 이용하여 PB 상품을 통한 이익을 취득하기 때문에 제품의 하자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도 함께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의 의견입니다. 그래서 유통업체의 철저한 검사 검증은 물론 당국의 제도 정비도 시급해 보입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PB 상품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 소재를 명시한 법적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조계는 제조물책임법 등에 따라 기본적으로 PB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등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소비자 각자도생만이 살길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김앤커머스 김영호 대표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thatis/info/index.html?list_id=6854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