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격 #56 ‘테쉬알’ 태풍에 대한민국 유통만 안전지대인가?  

미국에 ‘테슬라’가 있다면, 중국에는 ‘테쉬알’이 있다. 23년 2월, 미국 미식축구 슈퍼볼 경기 중간에 나오는 30초 짜리 2회 광고비로 지출한 비용이 무려 1,400만 달러(한화 약 18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었다. 지금 미국을 공습중인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위력이 대한민국 유통시장에 진입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유통 빅3의 신년사에는 아주 평온하다. 도전적인 신사업 부분도 안보인다. 

애플의 스마트워치와 거의 흡사한 스마트워치를 단돈 10달러에 살포하는 기업, 테무를 아시나요? 애플 스마트워치와 거의 비슷한 외형과 기본적인 기능을 하는 스마트워치를 단돈 10달러에 무료배송을 해준다.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가격대지만 분명 ‘실화’다. “이거 진짜 실화냐?” 싶을 정도다. 중국 이커머스 직구 플랫폼 ‘테무(Temu)’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천냥하우스인 ‘다이소보다 더 싸다’는 입소문을 등에 업고 Z세대는 물론 전연령층에서 태무 애용자가 탄생 중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미국을 공략 중인 태쉬알을 아시나요? 태무, 쉬인(SHEIN), 알리익스프레스(Ali Express) 등 주요 플랫폼 앞 글자를 딴 ‘테·쉬·알’이다. C2F (consumer to manufacturing)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업계 및 염가 마케팅으로 유명한 다이소, 쿠팡 등은 초긴장 상태다.

좀 전에도 이야기 했듯이, 2023년 2월, 미국 슈퍼볼 중간 광고에 TEMU는 ‘shop like a billionaire’라는 캐취프레이즈로 전미국을 때려 버렸다. 마치 ‘아마존’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듯 엄청난 광고물량을 퍼 부었다. 진정 ‘아마존’의 가장 무서운 경쟁자가 탄생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저가의 중국 직구 제품은 ‘테무(Temu)’밖에 없다. 정말 어마어마한 경쟁자가 탄생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유통 흐름을 들여다보려면 꼭 알아야 할 쇼핑 플랫폼 3개가 바로 이들이다. 글로벌 1위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를 위협하고 있는 ‘쉬인(Shein)’그리고 출시 몇 달 만에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 다운로드 수 1위 앱에 등극한 ‘테무(Temu)’. 이 플랫폼들의 공통점은 중국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 곳곳에 판매하는 크로스오버 이커머스라는 점이다. 동시에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쉬인은 '온라인판 자라' 전략으로 ‘자라’를 뛰어 넘는 수준으로 마켓 포지셔닝을 끝냈다.

2023년 7월말 기준, 미국에서 다운로드 수 1위 앱은 '테무', 3위는 '쉬인'이었다. 미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즈는 2025년 쉬인의 매출 규모는 585억 달러까지 확대돼 자라와 H&M을 합친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을 보면 이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융단폭격이 미국의 기존 플랫폼 업체들 마켓을 빼앗고 있는 중이고, 현상태 지킴조차 장담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미국 유통을 공격하는 파워가 얼마나 쎈지 알려주는 지표가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 '테무'는 2022년 9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두 달 만에 아마존과 월마트를 제치고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쉬인’이 패션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데 반해 ‘테무’는 전 품목 카테고리를 모두 취급한다. 선글라스 하나에 3천원, 여성 수영복 한 벌에 만 원도 안되고, 배송료도 무료다.

‘테무’가 내건 캐취프레이즈인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shop like a billionaire)처럼 아무리 구매품목을 장바구니에 넣어도 얼마 되지 않으니 구매 소비자는 마치 억만장자가 된 듯 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시장조사 기관 위핏데이타(YipitData)에 따르면 태무의 총 거래규모(GMV)는 론칭 첫 달인 2022년 9월 300만 달러에서 2023년 1월 1억 9,200만 달러로 네 달 만에 약 62배나 증가했다.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미국 마켓에서 버젓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테무’는 어떤 기업일까? ‘테무’의 모기업은 그 유명한 핀둬둬(Pinduoduo)다. 핀둬둬는 중국에서 약 9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인기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다. 공동구매 비즈니스 모델에 능한 회사, C2M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립한 회사. C2M 모델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따라 생산자가 생산할 수 있도록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제조자에게 오픈한 공생 모델이다. 2024년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전략은 D2C(Direct to Consumer) 채널 확대, D2C 채널은 브랜딩을 높이고, 고객경험을 향상 시키며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에게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이제 우리나라를 살펴보겠다. 우리나라의 ​중국발 직구 액수도 크게 늘었다. 2023년 3분기 기준, 온라인 직구 금액은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온 온라인 직구 금액은 2023년 3분기 기준 8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온라인 직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8년 17%에서 2023년 3분기 50%까지 급증했다. 이제 중국으로부터 사입 대행을 하는 중간상 비즈니스가 사라질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에는 각 플랫폼들이 인공지능(AI) 추천 등 차별화된 쇼핑 경험 제공으로 젊은 세대 관심을 끄는 데 일차 성공했다는 평가다. AI 추천으로 소비자가 관심 가질 만한 상품을 계속 노출하는 방식을 통해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다가도 엄청 싼 가격을 보고 충동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몇 십년간 전세계 제조공장 역할에 그쳤던 중국이 앞 선 IT기술과 AI기술을 접목시킴으로서 세계 최고의 커머스 태풍이 되었다. 이토록 세상은 중국 태풍을 치고 있는데, 대한민국 유통은 고요하다. 마치 태풍 전의 고요랄까!

2024년 경제신문 등에 실린 대한민국 유통 빅3의 올해 사업계획을 들여다보니 큰 변화가 없는 무난한 사업계획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유통전략은 보다 적극적이고 대단한 변화를 추구하는 반면에 대한민국의 유통을 이끄는 유통 빅3 업체의 도전은 그저 그렇다. 거의 ‘어제와 비슷한 오늘’ 전략 같다. 2024년 유통 빅3의 사업방향의 핵심만 말한다면, 롯데는 신흥국·선진국 진출의 확대, 신세계는 점포 단장·수익성 개선, 현대百은 지주사 체제 정립 총력이라 할 수 있다.

유통9단 김영호는 이렇게 말한다. “사업계획에 신사업이 없는 대한민국 유통 빅3, 도전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세상은 AI기반의 가치중심의 커머스로 번개같이 움직이는데, 대한민국 유통만 제자리 걸음이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