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스타일의 대표 플랫폼 지그재그가 순항 중이다. 3년 전 론칭한 직진배송 서비스와 카테고리 영역 확장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업계 1위 무신사, 2위 에이블리의 기세도 뜨겁다. 플랫폼에 가입했던 소비자 중 30%가량이 ‘이탈하고’ 있다는 점도 따져봐야 할 변수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Kakao Style)이 순탄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3년엔 역대 최대 매출(1650억원)을 찍었다. 전년(1018억원) 대비 62.1% 늘어난 수치로, 3년 연속 성장했다.



외형만이 아니다. 적자폭도 2022년 518억원에서 2023년 198억원으로 61.8% 줄였다. 대표 플랫폼 지그재그의 영업이익이 2019년 이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참고: 카카오스타일은 2012년 7월 1일 카카오커머스로부터 인적 분할한 ‘스타일사업부문’과 ‘크로키닷컴(지그재그 운영사)’이 합병해 출범했다.]



지그재그의 흑자 전환 비결은 2021년 도입한 ‘직진배송’이다. 직진배송은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와 연계해 배송시간을 대폭 단축한 서비스다. 밤 12시 이전에 주문하면 전국 기준 다음날(서울ㆍ경기권은 당일 혹은 새벽)에 상품이 도착한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직진배송을 바탕으로 패션ㆍ뷰티ㆍ라이프ㆍ푸드 등 카테고리를 확장한 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흐름도 아직까진 좋다. 1분기 지그재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도 기대해볼 만하다. 미래 주요 소비층인 10대를 공략한 결과, 2분기 10대 고객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성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그재그의 6월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6월이 패션은 물론 유통업계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이는 국내 온라인쇼핑 전체 성장률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최근 4개월간 전년 대비 온라인쇼핑 총거래액 성장률은 2월 11.0%, 3월 9.1%, 4월 10.5%, 5월 7.7%로 10% 안팎이었다.

문제는 지금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다. 지그재그가 호실적을 내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따져볼 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쟁사의 기세도 뜨겁다. 업계 1위 무신사는 지난해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1조원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기록했다. 2위 에이블리도 같은해 매출 2595억원을 내며 브랜드 론칭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두 업체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지그재그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무신사와 에이블리의 5월 MAU는 각각 524만명ㆍ489만명으로, 294만명의 지그재그를 압도했다. 한편에선 “지그재그의 MAU 증가세(3월 280만명→4월 296만명→5월 294만명)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만큼 이탈률 또한 높다. 지그재그의 5월 이탈률은 30.4%에 이른다.

유통 컨설팅 전문업체 김앤커머스 김영호 대표는 “플랫폼 이탈률이 높다는 건 소비자들에게 지그재그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MAU가 다소 적어 보일 수 있지만, 거래액과 진성 고객 비율 등이 더 중요한 지표라 판단하고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좌 무신사-우 에이블리’란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