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부터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의 구독료를 58.1%(4990원→7890원) 인상한다. 2021년 12월 구독료를 72.0%(2900원→4990원) 올렸던 쿠팡이 또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건 고객을 ‘락인(Lock-in)’했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만이 아니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 대다수 구독기업들이 2~3년을 주기로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다. 인상폭은 40~60%에 달한다. 이처럼 시장을 장악한 구독기업들이 제멋대로 구독료를 올리는 탓에 ‘구독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구독경제의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 알아채기 어렵게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다크패턴’도 판을 치고 있다.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다크패턴을 규제하고 나섰지만 ‘솜방망이 처벌’ 논란과 함께 실효성엔 의문부호가 찍힌다.[※참고: 구독경제 딜레마 1편 “더 내자니 안 쓰자니…” 우린 구독당했다] 소비자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구독경제에 빠져든 사이에 구독경제의 그림자도 깊어졌다는 거다. 



■ 구독경제 그림자➌ 모든 것의 구독화= 기존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던 서비스가 ‘유료화’의 길을 걷는 것 역시 구독경제의 또다른 그림자다.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대표적인 게 프로야구 중계다. OTT 업체 ‘티빙’이 올해부터 3년간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내야만 모바일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문제는 네이버 등 포털에서 무료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던 소비자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번 구입하면 ‘내것’이 되는 가전을 구독으로 사용하는 게 정말 저렴한지는 짚어볼 문제다. 유통 컨설팅업체 김앤커머스의 김영호 대표는 “구독 서비스를 키우고자 하는 기업들은 제품 구매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구독’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가 구독에 빠져들수록 실제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구독경제의 그림자가 깊어지면서 구독경제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2022년 미국 뉴저지주에선 민주당 하원의원인 폴 모리아티, 조 다니엘센이 자동차 구독 서비스 일부를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완성차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소비자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구독 서비스는 허용하되 이미 탑재한 ‘하드웨어’의 구독 서비스는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쉽게도 하원을 통과하진 못했지만, 소비자의 후생을 저해하는 전방위적인 구독경제 확산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독경제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건 맞지만, 짙어진 그림자를 걷어내지 않고선 지속성장하기 힘들다는 점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경영센터장은 “구독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구독료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기업과 소비자, 이해관계자가 소통하고 균형을 맞춰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독경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그 안에서 소비자의 권리는 지켜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송준석 행정학과 학생 

sjs9303@naver.com



이예지 수학과 학생 

dldpwl02@naver.com



전혜영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학생 

wjs203040@naver.com

정연지 사회학과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