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22.6.2 

유통9단 김영호의 핫스팟 | 시티 와이너리 

고정관념 깨뜨린 도심 속 양조장

음악 공연에 근사한 식사 곁들여

다양한 오너십·멤버십 제도 운영

유통9단 김영호의 핫스팟18 “와인 양조장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 다음과 같이 답할 것이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에 있어야죠.” 어쩌면 이게 정설이고 이게 상식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뉴욕 한복판에 ‘양조장’을 개점한 곳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 론칭한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란 곳이다.





미국 뉴욕의 심장부라 불리는 소호(SOHO) 지역 허드슨 스퀘어에 개점한 ‘시티 와이너리’는 복합 스토어의 전형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와인바와 와인을 제조하는 양조장에 레스토랑, 음악공연장까지 갖추고 있어서다. 허드슨강 바로 앞에 있는 곳이 본점이고, 지점은 애틀랜타, 시카고, 내슈빌,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에 있다. 



시티 와이너리는 ‘유통9단 김영호의 핫스팟’ 시리즈에서 첫번째로 소개했던 ‘애너하임 패킹하우스’와 비슷한 형식이다[※참고: 더스쿠프 통권 429호 · 유명 프랜차이즈 없어도 손님 줄 서는 그곳의 비밀]. 이제 21세기 뉴비즈니스란 칭호를 받으려면 ‘복합 개념’ 정도는 들어가야 할 듯하다. 



시티 와이너리 속으로 좀 더 들어가보자. 이곳의 양조장에서 고객들은 좋아하는 포도를 직접 선택하고, 이를 이용해 자신만의 맞춤와인을 만든다. 양조장 겸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를 즐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른 저녁이나 주중이라면 뉴욕에서 잘나가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세계경제의 수도인 뉴욕에서 맞춤형 와인 한잔에 음악이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절로 좋아지지 않는가. 





시티 와이너리가 특별한 건 심리상 · 거리상으로 도시에서 한참 먼 곳에 있을 법한 ‘와이너리’의 개념을 도심 한복판으로 끌고 온 것이다. 경영자의 상상력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이곳의 특별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고객이 나만의 맞춤형 와인을 만들고 소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건 벤치마킹할 만하다. 그럼 나만의 와인을 만드는 제조 공정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❶와인 제조에 사용할 원재료인 포도는 포도 산지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 오리건 등 미국 내 지역과 칠레 ·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해외에서 가져온다. ❷여러 종류의 포도 중에서 유료 개인회원에겐 원하는 포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고, 그들은 와인 전문가인 와인메이커(wine maker)와 상담할 기회를 얻는다. ❸그다음 나만의 와인을 제조하는 과정이 시작되는데, 숙성→병에 담기→이름표 부착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필자가 언뜻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와인 제조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한 이유는 ‘유료 회원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시티 와이너리는 4가지 와인 오너십 제도를 갖고 있다. 기본 회원제는 연간 회비를 내는 프라이머리 배럴 오너십(Primary Barrel Ownership)이다. 이를 중심으로 ▲6명이 와인을 공유하는 배럴 셰어 오너십(Barrel Share Ownership) ▲기업체나 단체가 주로 가입하는 코퍼레이트 배럴 오너십(Corporate Barrel Ownership) ▲전통적인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와인을 만드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 코셔 오너십(Kosher Ownership) 등을 파생시켰다. 





시티 와이너리는 다양한 형태의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시티 와이너리 홈페이지]

최근엔 눈길을 끌 만큼 흥미로운 새 멤버십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달에 한병만 마실 수 있는 익스플로러(EXPLORER) ▲두병을 마실 수 있는 카너서(CONNOISS EUR) ▲여섯병을 마실 수 있는 컬렉터(COL LECTOR) 등 3단계 멤버십이다. 



시티 와이너리 경영진이 5명도 10명도 아닌 6명을 왜 오너십의 대상으로 삼았는지, 한달에 한병 또는 두병만 마실 수 있는 멤버십을 어떤 이유에서 도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시티 와이너리가 고정관념을 깨면 얼마든지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아울러 미래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려면 ‘복합 스토어’를 열어야 한다는 점도 시사해 준다. 시티 와이너리가 선보였듯 ‘와이너리+와인바+레스토랑+뮤직콘서트’가 어우러진 콘셉트를 서울 도심에 가져오면 어떨까. 여기에 참신하면서도 특별한 오너십이나 멤버십 시스템을 도입하면 소비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서울 도심 한복판에 만들어진 와인 양조장을 꿈꿔본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 더스쿠프 전문기자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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