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매일같이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야채류 등 식품물가의 고공행진, 돈 10만원을 들고 대형마트에 갔다 오더라도 시장 볼 것이 없다고 푸념을 하는 대한민국 주부들, 하지만 이런 힘든 소비경제에 숨통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방안으로 대형마트, 편의점은 자체 개발한 PB브랜드(PL상품) 시장을 제안했습니다. 과연 이 PB시장의 확대는 소비자에게 마냥 긍정적일까요? 

유통선진국인 미국의 PB브랜드 시장 현황은 어떤지 살펴보기로 합니다.

우선 미국의 PB상품 개발사례, 미국 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 4개 중 1개는 마트 자체 상표가 붙어있습니다. 유럽 역시 전체 소매 유통시장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 미국 ‘아마존’ : TJI리서치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8년 말 기준 450여 개 PB상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직접 출시한 상품 브랜드 135개와 독점 브랜드 330여 개 등이죠. 아마존에 따르면 PB 상품은 지난해 아마존 전체 매출의 약 1%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확장 공세에 힘입어 아마존의 시장 점유율 증가세도 가파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7년, 미국 온라인 유통 매출 가운데 49.1%를 차지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물건 둘 중 하나는 아마존에서 거래된 셈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시장 지배율이 해가 갈수록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전자상거래에서 출발한 아마존이 PB 제품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높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죠.

<2> 미국의 대형 수퍼마켓인 ‘세이프웨이(Safe Way)’: 2005년부터 자체 브랜드인 유기농 프리미엄 상품인 '제로(O)'를 만들고, 300여종의 유기농 제품을 출시중입니다. 과일,야채,계란,유제품,고기 등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각종 음료,빵,과자,냉동식품 등 가공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죠. 일반 제품보다 30% 비싸지만 건강에 좋은 유기농 식품이란 점을 집중 홍보중입니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PB전략을 집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분유,기저귀,영양식품 등 유아용 고가 브랜드인 '맘 투 맘(Mom to Mom)'을 내놓았는데, 유아용 자체상품을 위해 어머니들을 개발에 참여시켜 ‘어머니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상품'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불안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세이프웨이‘의 프리미엄급 자체 브랜드는 해마다 연평균 30% 이상씩 매출이 신장되고 있다고 하니 우리에게도 참고할만한 사례입니다.

<3> 미국 최대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Best Buy)는 다이넥스(Dynex)라는 자체 브랜드를 도입해 컴퓨터, 전원 케이블 등 일부 전자제품에 그쳤던 PB개발전략을 TV, 모니터, 홈시어터, 카스테레오, 각종 액세서리 등으로 상품 영역을 확대하고 가격대도 종전보다 높여 나가면서 PB상품 전략을 성공리에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PB상품 개발에는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는데, 매출에 비해 이익이 덜 나는 제품, 기술 혁신이 잘되지 않는 제품, 기존 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약한 제품군을 집중 공략해서 성공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경쟁사인 서킷시티(Circuit City)는 파산했지만 ‘베스트바이’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4> 미국 전역에 350여개 매장을 보유한 수퍼마켓 체인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전체 취급 상품 2000여 개 가운데 80%가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채웠습니다. 미국 수퍼마켓의 자체 브랜드 상품이 평균 16%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입니다. 이 회사는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전략을 추진하여 우수한 자체 상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거래조건을 제시합니다. 판촉비용의 최소화, 매장 내 시설 투자비용의 최소화 등 협력업체를 우대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비용을 줄인 만큼 질 좋은 자체 상품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여 매장에 선보이니 인기리에 판매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상 여러 미국업체의 PB개발 현황을 알아 보았는데요, 최근에 가장 큰 이목을 끌고 있는 업체는 단연코 ‘아마존’입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독점을 막기 위해 ‘플랫폼 업체가 자신의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 등 지난해부터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중소업체가 점점 어려운 납품을 해야 하듯이,미국에서도 아마존이 PB제품을 급격히 늘리면서, 아마존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ㆍ개인사업자가 어려움에 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