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다른 사람일듯한 대한민국 1% 부자들의 삶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안방극장에서는 우리 사회의 돈과 권력을 움직이는 '상위 1%'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한 주제의 드라마가 계속 방영 중입니다. 

몇 년전에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아주 재미있게 자세히 시청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부자들의 행동거지에 추리라는 요소를 더하는 드라마도 등장했습니다. ‘위 올 라이’(We all Lie)라는 자극적인 드라마 주제가가 유명했던 <SKY 캐슬>에서는 주인공 중의 한 명을 죽인 인물이 누구인지를 맞히는 내용이 후반까지 이어졌죠. <우아한 가>라는 드라마에서도 추리 요소를 넣은 재벌가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우리가 이런 류의 드라마를 유심히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나라 재벌가문에서 전개되는 부자들만의 행동양식과 라이프스타일을 살펴 보고자 함이죠. “갑질”이 몸에 밴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들은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빙산의 일각인 재벌가 2세,3세 자식들의 일탈행동으로 인한 사회면에 올라온 사건들. 과연 이들 재벌2세, 3세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자랄까요? 과연 이들 머리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포진하고 있을까요?

이들의 생각과 행동양식을 알아야 그들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을 고정고객으로 만들면 여러분의 사업은 날개를 단 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이들의 공통된 행동양식은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약해보이면 기어이 행세를 하고야 마는 습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타인의 권리는 아랑곳없이 특권 중독 현상을 보이기도 했죠.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런 류의 드라마에 나오는 가공의 인물들이 대한민국 부자들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불편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입니다만, 특권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던 기회이리라 봅니다.

대한민국에서 ‘부자’소리를 들으려면 최소 67억원 정도는 보유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19 한국 부자보고서’에 의하면 이들 부자 가구의 연간 소득은 평균 2억2000만원으로 일반가구(5700만원)의 3.9배 수준이었습니다. 이 중 노동소득 비중은 63.0%에 불과했고 재산소득이 32.5%를 차지했죠. 이들이 주거, 교육, 여가·취미 등 순수 생활비로 쓰는 소비지출액은 월평균 104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일반가구(254만원)의 4배 수준입니다.

이들을 거주지별로 나눠보면 서울이 14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7만1000명), 인천(1만명) 등으로 나타나 전체의 69.6%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열명 중에 7명 부자가 수도권에 산다는 거죠. 서울 안에서는 46.6%가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 3구’에 거주했고 강북지역에 33.7%가 살고 있습니다. 즉, 서울에 사는 부자 10명 중 5명이 강남 3구에 산다고 보면 되죠. 그래서 이를 갈고 강남 3구에 살려고 하나 봅니다.

이들 부자들의 총자산은 절반 이상이 부동산이었습니다. 부동산자산이 53.7%, 금융자산 39.9%의 비중으로 구성됐고 나머지는 회원권, 예술품 등이었죠.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부동산 자산 비중은 이전부터 꾸준히 5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금융자산 비중은 5년 만에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유는 지난해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반면, 주가는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또 다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백만장자 수준에 가까운 국내 자산가들은 점점 늘고 있었다. 금융자산만을 기준으로 볼 때 전국에서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2010년 16만명에서 2019년 35만 4,000명으로, 10년 만에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10억 이상 자산가들은 부를 일군 주된 원천으로 ‘사업 수익(37.5%)’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부동산 투자(25.5%)’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부의 분배라는 측면에서는 한쪽으로만 기울어진 듯한 세상. 하지만 어떤 삶이든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에서도 충분히 그에 못지않은 가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치열한 오늘을 이어가는 대다수 사람들이 부디 너무 빨리 지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