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홈퍼니싱 시장의 선두업체: 베드,배스앤비욘드 (Bed,Bath & Beyond)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집에서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홈퍼니싱 시장도 서서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점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집을 단장하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홈퍼니싱 시장규모는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도 해외 폼퍼니싱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이 미국 홈퍼니싱 브랜드인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 Sonoma)를, 삼성물산이 스웨덴 홈퍼니싱 브랜드인 ‘그라니트(GRANIT)’를 각각 수입한 바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미국이 우리보다 많이 발전돼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바로 홈퍼니싱 시장이다. 이 중에서 필자가 미국에 가면 늘 방문하는 스토어가 바로 ‘베드, 배스 앤 비욘드(Bed, Bath & Beyond)’다. 일단 브랜드가 앞자리 글자를 똑같이 ‘B’로 운율을 맞춰서 소비자가 쉽게 기억토록 만든 것부터 마음에 든다. 그리고 매장에 가면 제품들이 천정에 닿을 만큼 진열을 해서 풍성한 느낌을 줘서 좋다. 마치 풍요로운 미국을 상징하는 듯 칼라별, 비슷한 제품군별 진열이 잠시나마 소비자에게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베드,배스 앤 비욘드’는 1971년 워렌 아이젠버그(Warren Eisenberg)와 레오나드 페인스타인(Leonard Feinstein)에 의해 창립돼 지난 1992년 주식 시장에 상장된 회사다. 그들은 1970년대 초반 집안 용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점이 필요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로 회사를 세웠다. 출범 당시에는 ‘베드 앤 배스(Bed N Bath)’라는 이름으로 뉴욕과 뉴저지 중심으로 소규모로 운영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백화점들이 평당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의류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점점 집안 용품을 취급하지 않게 되면서 호기를 맞았다. 게다가 베이비 부머들이 집에서 여가를 즐기고자 집안을 꾸미는 붐이 일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때부터 침실과 욕실에 관련된 제품에서부터 주방 용품·사진틀과 같은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을 함께 취급했다. 현재와 같이 대형 매장 형식으로 점포를 바꾸면서 매장 이름도 ‘베드,배스 앤 비욘드(Bed, Bath & Beyond)’로 변경했다.

우리와 달리 단독주택 중심의 미국의 중상층 가정에는 수건들이 종류별로 색상 구색을 맞춰 정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욕실 바닥의 카펫·샤워 커튼(미국에는 욕조 안을 제외하고, 욕실 바닥에는 하수구가 없기 때문에 카펫과 샤워 커튼이 생필품이다)까지 같은 색상으로 통일해 꾸민다. '베드,배스엔비욘드'만의 독특한 영업전략 3가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베드, 배스 앤 비욘드’에서 가장 강력한 부분은 다양한 상품 구색이다. 매장에 가면 침실·욕실에 관련된 제품들이 색상별로 분위기별·브랜드별·가격대별로 무척 다양하게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웬만한 주방제품들, 즉 디너용 접시 세트, 유리잔부터 행주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2> 저렴한 가격정책이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는 월마트처럼 ‘Every-day Low Price’ 전략을 취하고 있어 텔레비전이나 잡지 광고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비자의 입소문과 카달로그와 쿠폰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홈퍼니싱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위해 제품개발에도 매진 중이다. 즉, 신진 패션 디자이너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자체 PB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3> 모든 의사결정이 철저히 중앙집중화되고 있는 기존 경쟁 업체와 달리 매장 매니저에게 운영 권한을 줌으로써 지역에 맞는 상품 구색을 유도하고 더불어 매출 증대를 극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잘나가던 이 회사도 2019년은 최악의 해였다. 스토어 개점 이래 전년대비 연매출은 곤두박질 쳤고, CEO가 교체 되는 등 새로운 경영전략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래서 새롭게 채택한 영업전략으로, (1) 지금까지 광고 대신 쿠폰에 의존했던 영업전략을 수정해서 쿠폰발행 비용을 상당히 줄임으로서 회사 수익을 늘리게 된다 (2) 스타벅스 등 세계적인 글로벌 리딩 업체들이 채택한 도로변 픽업 서비스 (curbside pick up)를 채택하여 고객의 편의를 증대 시킨다 (3)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집안에 머무르는 소비자가 늘어남으로서 자연적으로 온라인 매출에 집중토록 온라인 시스템을 보강했다. (4) 지금까지 이 회사의 대표적인 경영전략이라 할 수 있는 진열전략의 대대적 수정을 가한다. 즉, 바닥에서 천정까지의 진열(floor to ceiling display)전략을 수정해서 통로를 넓히고 계산대 동선을 개선하는 등 진열 품목 수를 대폭 줄이고 고객이 쉽게 구매토록 상황별 진열과 큐레이션 진열로 진열전략을 수정한다.  

만약 미국에 갈 기회가 있으면 홈퍼니싱 스토어들을 가보시길 바란다. 국내 제품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말이다. 다양성과 신속한 디자인 변경 그리고 저렴함이라는 개념을 잊지 말고 홈퍼니싱 시장을 도전하길 바란다. 가장 먼저 소비자 중심의 생활용품 업체가 바로 1위가 될 수 있는 시장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기 때문이다.  

http://www.bedbathandbeyo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