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해봤니, 공짜마케팅  

세상이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는 진리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불경기 세상에서 원하는 것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공짜'가 아닐까요? '공짜 마케팅' 어디까지 해봤을까요?

이 세상에 공짜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요? 당연히 없겠죠. 그런데 공짜 좋아하다가 패가망신한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은행대출이든 신용카드 결제든 지금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는다고 냉큼 구입했다가 정작 갚을 때가 되어 산 것을 후회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렇지만 ‘공짜’라는 컨셉으로 발상을 바꾸어 성공하고 있는 회사도 많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공짜’를 통해 새로운 돈벌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례1, 공짜로 영화를 상영한다

멕시코 주민의 90퍼센트 정도가 유료로 영화를 볼 형편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공짜로 영화를 상영해 주는 사업을 하는 멕시코 젊은이가 있습니다. 이런 사회사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죠. 어떻게 공짜로 영화를 보여주면서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가능할까요?

공짜 영화사는 우선 유명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영화 시작과 끝 부분에 광고를 넣어 주고, 영화를 상영하는 곳 주변에 광고판을 세워 놓습니다. 당연히 광고전단에도 광고주 브랜드를 넣어서 제작해 배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복지단체의 도움을 받아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빈민에게 소액대출해 주는 제도) 를 설명해주고 소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기회를 제공하죠.

그러니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만족하고, 마이크로크레디트 사회사업을 벌이는 단체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만남과 소액대출의 기회제공을 할 수 있어 만족하고, 유명 글로벌 기업은 많은 이에게 자선사업을 도와주는 기업으로 소문이 나서 만족하고, 이 사업의 주체인 공짜 영화사는 돈도 벌고, 빈자를 도와주는 기업으로 명분도 쌓으니 그야말로 1석4조의 사업이 되는 셈입니다.

#사례2, 공짜로 냉장고를 공급한다

독일의 보쉬와 지멘스가 공동 설립한 ‘보쉬-지멘스’가 브라질의 빈민촌에 공짜로 냉장고를 주는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냉장고를 공짜로 주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 회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전력회사에 신형 냉장고를 거의 공짜로 공급하게 되면, 이 전력회사는 냉장고를 빈민촌 주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대신 전기를 많이 먹는 구형 냉장고를 회수해 ‘보쉬-지멘스’‘에 건네줍니다. 이 거래에서 보쉬-지멘스가 돈을 버는 방법은 구형 냉장고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여러분은 눈치를 챘나요?

‘탄소 배출권’이라는 단어를 들어 보았는지요? 이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의거 탄생한 신종 에너지 파생상품으로서, 앞으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우기 위해 ‘교토의정서’에서 합의된 상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상국이 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 다른 나라(기업)의 배출권을 취득하면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죠. 현재까지 온실가수 의무감축 대상국 중에 특히 유럽은 탄소 배출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데 톤당 26유로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탄소 배출권을 필두로 앞으로 무형의 자원을 유가증권(파생상품)으로 바꾸는 신종 에너지 상품의 잇단 출현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탄소배출권 사업을 21세기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 여기고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이죠.

즉, 구형 냉장고에서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는 냉매인 HFC를 회수해 처리하면 회사는 ‘탄소배출권’을 받게 됩니다. 이 '탄소배출권'을 거래소에 팔아 수익을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입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업이라는 명성도 덤으로 얻게 됩니다. 전력회사는 빈민촌에 저전력 냉장고를 줘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빈민촌을 위해 추가로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되죠. 그야말로 1석3조의 비즈니스 모델 아닌가요?!

#사례3, 공짜로 커피 리필 해드립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는 단골손님에게 주는 혜택을 대폭 늘리기로 전략을 수립한 후, 고객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무료 향신료를 제공하고 공짜 리필도 해주겠다는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충성도 높은 고객과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새 홈페이지를 열겠다는 방침도 공개했죠. 접속자들이 커피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회사에 대해 호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신규고객보다 기존 충성고객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싸게 많이 파는 것보다 단골손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