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기불황에서 처럼 잠재성장률 저하, 가계부채 증가, 고령층의 노후불안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항상 동전의 앞, 뒷면이 있듯 산업계도 불황으로 하향곡선의 업계가 있다면 반대로 상승곡선을 만드는 업종이 있다. 세상만사 양지가 있으면 반드시 음지가 있는 법인가 보다.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던 업종을 꼽으라면 명품, 아웃도어,  SPA시장 등이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업계도 어두운 그림자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불황 무풍지대였던 아웃도어 업계에서 할인 등 판촉 경쟁이 불붙는다. 



잘 나갈 때에는 특별 판촉이 없었지만, 지금은 ‘1+1’ 행사와 사은품 행사도 주저하지 않는 걸 보면 급해진 듯하다. 또 패션 업계의 대표 고성장 중저가 SPA 기세도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는 업종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시장은 고가의 유, 아동품 시장이다. 아직까지는 전년대비 두자리 수 신장이 되는 유일한 시장이다. 여기에 국내를 비롯해서 전 세계 ‘온라인쇼핑’업계는 ‘불황’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전체적인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업계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모바일쇼핑과 소셜커머스의 확산으로 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인터넷쇼핑몰의 대세인 오픈마켓은 ‘반값마케팅’의 선두주자. 기존 회원에게 반값이지만 상품의 질은 전혀 손색이 없는 제품 발굴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제품분야에서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지닌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것과 예비창업자 교육, 해외 판매지원 프로그램, 농 특산물 산지 양해각서(MOU) 체결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운영 중이다. 

 

불황에 호황인 업종, 렌탈 중고시장

지속적인 불경기, 고공 행진의 유가, 점점 떨어지는 돈의 가치 등으로 인해 소비자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렌탈’(대여) 방식이다. 한정된 주머니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세계 소비자들이 렌탈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불황에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른 유통업체와는 대조적으로 렌털 산업은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렌탈협회에 따르면 렌탈 시장 규모는 2006년 3조원에서 지난해 10조를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 국내 렌탈 전문업체는 2만5000여개 수준. 특히 IT와 가전업계 등 제품의 수명주기가 점점 짧은 제품군과 고가품으로서 사용빈도가 낮은 품목군을 중심으로 렌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 수의 50%를 넘어서는 사회현상 등으로 인해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렌탈해 쓰려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렌탈 산업이 인기를 끌면서 렌탈 전문업체뿐 아니라 기존의 TV홈쇼핑이나 온라인 업체도 경쟁적으로 렌탈 산업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두 번째 시장은 바로 중고 시장이다. 신제품보다 가격이 절반 가까이 저렴할 뿐 아니라 사용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성장세가 대단해 보인다. 특히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가전을 비롯해서 가방과 의류를 중심으로 한 중고 명품(名品)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도 눈에 띈다. 일본 도쿄 긴자에 신규로 중고명품샵이 뜨고 있다. 불황에 새로운 풍속도가 속속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동네의 중소 프렌차이즈 치킨 전문점도 기존의 배달형 매장운영형태에서 3모작으로 변신을 했다. 즉 매장 개장 후 모두 3번의 변신을 시도한다. 배달 매장에서 낮에는 카페형으로 그리고 저녁시간대에는 호프 매장으로 형태를 바꾼다. 



동네 상권에서도 새로운 경쟁자가 계속 나타나는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지속적인 변신과 혁신이 필요하다. 여기에 끊임없는 메뉴 도입을 시도,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기에 여념이 없다.

불황에 강한 전술적 접근방식 

불황일수록 작은 가게 경영자들은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한다. 큰 그림은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고 작은 그림은 이런 불황기에 고객만족을 시키기 위해선 끊임없는 마케팅 전략과전술을 기획하고 집행하고, 피드백해야 한다는 지상명제를 실천해야 한다.

(1) 타임마케팅: 어떤 업종이든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와 그렇지 않은 시간이 있다. 계절적인 비수기와 성수기도 있다. 그래서 ‘타임 마케팅’으로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대에 매출을 올린다면 전체 매출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늦은 저녁시간에만 실시하는 ‘타임세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2) 쿠폰북: ‘쿠폰북’ 전술은 트렌드에 민감한 백화점이 가장 앞장서서 진행 중인 이벤트다.

극심한 소비 침체에 백화점 구매고객들도 짠물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진 덕분이다. 요즘 알뜰부주들 손에는 각 유통업체가 발행한 쿠폰북이 수북하다. 여기에 용돈이 적은 대학생들과

20ㆍ30대에게도 쿠폰북 보관은 이젠 일상생활이 되었다. 외식 문화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게 변하고 있는데, 소셜커머스로 반값 식사쿠폰을 구입하여 외식을 계획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3) 전시회마케팅: 문화를 통한 고차원적인 고객 유인술도 있다. 고급 백화점들은 전시회를 활용한 문화 마케팅을 잇달아 펼치고 있다. 이런 특별한 전시회가 고객을 유인하는 동시에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특히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설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타들 관련 전시회가 주로 열린다. 

(4) 1만원의 행복: 예전에 TV에서 진행되었던 프로그램 이름이기도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못한 가정의 외식을 위해 만원짜리 한 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에서는 ‘1만원 마케팅’이 성행 중이다. 기존 2만~3만원 대이던 메뉴를 1만원에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5) 반조리 식품: 외식보다는 재료나 반제품을 사서 직접 조리해 먹는 것도 새로운 소비행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즉석식품에서 한 단계 나아가 배합된 원료를 바탕으로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게 만든 제품을 말한다. 여기에 간편 가정식 인기도 높아졌다. 

(6) 최소 1석 3조 상품: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것저것 별도로 구입하기에 부담이 되는 소비자들을 위한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다기능 제품’이 인기다. 대표적인 분야가 아웃도어와 화장품 업계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소비가 얼어붙자 기업들은 기존고객 지키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 새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보다는 그동안 잘 키워놓은 고정고객마저 경쟁사에 빼앗기면 큰일이라는 위기의식이 작동하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의 분석에 따르면, 기존 고객을 상대로 충성도를 더 높이는 ‘로열티 마케팅(loyalty marketing)’을 시도한 기업들은 하지 않은 기업들보다 전체 마케팅 비용은 평균 15% 적게 쓰면서 매출 성장률은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이렇듯 아무리 불황이라 하더라도 고정고객을 더욱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도록 마케팅 비용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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