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점장의 영업비결 (2014 9.24-9.30 1775호)

  일당백 점장 비결은 권한 인정

 매장 단위에서 점장이 고객 변화 감지하고 대응하는 시스템 중요

맥도날드 시간제 직원이 매니저·점장으로 승진하는 모델로 성공

 성공하는 점장의 조건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점장 리더십을 위해선 점장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회사가 훌륭한 점장을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점장의 권한을 인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점장의 권한도 그만큼 확보돼야 한다. 언뜻 당연한 얘기 같지만, 의외로 이를 놓치는 기업이 많다. 특히 대기업은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구매단가 인하를 위해 전국 지점의 상품 구성(MD)이 표준화돼 있고 각 부서 역할도 세분화돼 있어 점장의 권한이 축소되기 쉽다.

고창룡 레노바레컨설팅 대표는 “대기업은 체계를 중시하다 보니 매장 단위에서 고객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가령 경상도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전라도에선 잘 안 팔릴 수 있다. 그럼에도 해당 상품의 구매 여부는 본사 구매팀이, 매대 진열은 마케팅팀이 좌우해 점장의 입지가 좁아지기 쉽다”며 “점장이 해당 점포의 목표이익률과 목표이익액 두 가지만 일정 수준 유지한다면 MD나 프로모션은 점장이 알아서 하도록 폭넓은 권한 위임을 하는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점에 대한 점장의 이해도와 애정을 키워주는 것도 일부는 회사 몫이다. 아르바이트생으로 시작해 점장이 되는 인사시스템을 가진 맥도날드가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점장 개인 역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점장 육성시스템 갖춰야 지속 가능 

‘카리스마’보다는 ‘그림자 리더십’  

맥도날드는 ‘크루(Crew)’라고 불리는 시간제 매장 근무 직원이 매장 관리직인 매니저와 점장은 물론, 지역 관리자 또는 본사의 다양한 부서로까지 진출할 수 있다. 역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6명 가운데 3명이 매장 출신일 정도로 맥도날드에선 크루 중심의 문화가 탄탄히 자리 잡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도 전국 360여개 지점의 점장 중 70%가 크루 출신이다. 본사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의 50% 이상도 매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본사 직원들이 현장(매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니, 자연스레 본사와 지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질 수밖에 없다. 매장 직원들도 크루에서 시작해 올라간 점장 사례를 지켜봤으므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더 열심히 매장 업무에 임하게 된다”는 게 김기화 한국맥도날드 이사의 설명이다.

점장 리더십의 일부는 회사가 같이 부담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주장도 제기된다. 점원의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활동이 특히 그렇다. 2012년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미국 기업’ 4위에 오른 미국 슈퍼마켓그룹 ‘웨그먼즈푸드마켓’은 직원 교육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치즈를 취급하는 직원은 스위스 낙농업 견학을, 와인 담당 직원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 견학을 보내주는 식이다. 이는 점장 단위에선 지원하기 힘든 수준으로, 회사가 전사적 차원에서 직원들의 성장을 함께 돕는 것이다. 덕분에 웨그먼즈푸드마켓은 직원들의 전문성과 애사심이 높기로 유명하며 이는 곧 고객 만족으로 이어졌다. 2011년 한 해 동안 4400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자신들의 거주 지역에도 매장을 열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정도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75호(09.24~09.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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