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 장사꾼에게 전하는 조언,  

『장사의 99%는 트렌드다』

김수진 (교보문고 북뉴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당신이 경쟁자만 바라본다면, 그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고객에 집중하면 보다 선구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고객에 집중한 결과일까. 얼마 전 아마존에선 당일 배송도 모자라 한 시간 안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시스템 ‘프라임 나우(Prime Now)’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이 뿐인가? 곧 시행될 서비스인 ‘대시(리모컨 형태의 바코드 스캔 기기)’로 바코드를 찍거나 음성으로 제품을 말하면 자동 주문되고, 주문한 물건은 ‘드론(무인항공기)’으로 당신의 집 앞에 배달될 것이다. 세상이 정말 빨리 바뀌고 있다. 그에 따른 업태도, 서비스도 계속 무섭도록 발전하고 있다.

 이에 유통 트렌드 전문 컨설팅 ‘김앤커머스’의 김영호 대표는 “소비자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이용해 가치 중심의 공유 경제에서 똑똑한 소비 주체가 될 것이다. 그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자유롭게 이 업태, 저 업태를 나비처럼 날아다닐 것이다. 주머니에 현금도, 카드도 없이 말이다.”라며, 급변하는 대한민국의 2015년 유통 트렌드를 짚어보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2015년 대한민국 유통 업계,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세상이 정말 급변하고 있어요. 디지털 발전 속도도 너무 빠르다 보니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쓰다 보면 또 다른 새로운 개념이 우리 앞에 와 있죠. 그에 발맞춰서 새로운 업태도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객 층은 점점 더 세분화될 것이고, 그 어느 때보다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들에게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될지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소비자가 현명하고 똑똑한 시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의 구매 과정이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잖아요? 소비자의 직관적 의사 결정과 디지털을 이용한 소비 방식에서 그들에게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객이 블로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1인 미디어로 제품을 전파하는 루트도 파악하고, 제품을 구매하기 전, 중간, 사후. 이 모든 프로세스의 흐름을 꿰차고 있어야 해요.

『장사의 99%는 트렌드다』 어떤 책인가요?

 20-30대 청년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 젊은 비즈니스 도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쓴 책입니다. 처음 장사를 시작 할 때는 국내, 해외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한데요. 각 업태별로 업과 품의 개념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성격과 비전을 알아야 하죠. 책에는 현재 마켓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트랜드를 활용하기 위한 관련 정보를 담았고요. 또 대기업과 대형 유통 업체들로 골목 상권의 소상 공인, 전통 시장의 상인 들처럼 유통 트렌드 정보에 약한 분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드리고 싶어서 책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책에서 앞으로는 타겟이 점점 세분화된다고 하셨는데요.

네. 2015년에도 13~14년도에 이어져 온 경제 불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층은 더 세분화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고령화’가 아닌 ‘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되는데요.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 보다 더 빨리 고령화가 진행됐기 때문에 이에 관련한 유통 업계의 변화도 눈에 띄게 드러나요. 동네 백화점을 중심으로 노년층을 위한 코너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고요. 동시에 동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도 그분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1회용 먹거리를 볼 수 있죠. 우리나라 역시 이제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이제 막 은퇴하는 시기인데요. 이분들을 위한 공략적인 집중 마케팅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실버족과 더불어 여성, 맞벌이족, 싱글족 등 유텁업계의 주 고객층이 점점 더 세분화될 것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은 정말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 주변의 전통 시장이나 골목 상권의 소상 공인들이 최신 기술을 접목한 유통 트렌드를 따라가라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들을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형 유통 업체는 누구보다 편하고 빠르게 주문하는 것이 트렌드라면, 전통 시장이나 골목상권은 오히려 그것에 반감을 갖는 고객들을 위한 ‘슬로우 라이프’ 트렌드라고 볼 수 있어요. 기계적인 서비스는 금방 티가 나요. 나를 진짜 고객으로 생각하고, 기억해주는 집. 내가 어떤 취향의 사람이라 것을 아는 집을 가고 싶어 하죠. 불황과 경쟁에 지친 도시 소비자들이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기 위한 반향적 소비가 주도 되는 겁니다. 특히 골목 상권 같은 경우는 가게마다 철학이 있어야 해요.

 소비자가 이 집을 왔을 때 스토리를 알 수 있도록 매장의 벽면을 스토리텔링 빌보드로 만드는 것도 좋죠. 가게의 역사와 나아갈 방향, 어떤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지 알려줘야 해요. 골목 상권은 전국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 동네를 위한 스토어니까. ‘이 지역과 내 가게가 같이 공존할 수 있도록 나는 무엇을 할 것이다.’라는 걸 보여주는거죠. 가게의 매출 몇 퍼센트를 지역 고아원에 전달한다던지, 노인정에 tv를 갖다 놓는 일을 한다던지. 지역주민과 공존하고 교감해야 합니다.

 또 전통 시장은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데요. 그 특색을 최대화 시키는 마케팅 전략 전술이 아직은 미흡해요. 시장의 특징을 빨리 찾아내서 그걸 극대화시키는 마케팅을 펼쳐야 해요. 그리고 정부가 오래전부터 전통 시장을 살리려고 아케이드, 주차장, 창고, 교육장 등 건설 비용으로 어마어마하게 투자했는데요. 좀처럼 회생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전 아주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판을 아주 뒤집는 거죠. 가장 좋은 방식은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우월성을 위해서 매입 본부를 별도로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전국의 각 천여 개의 시장은 판매 기능만 갖는 거죠. 전통시장의 상인 분들은 직접 사장님이기 때문에 매입, 판매, 관리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힘들어요.

 그래서 만약 그분들의 할 일에서 매입 기능을 덜어주면 상품, 재고, 고객, 배송. 이렇게 4가지만 관리해주면 돼요. 가장 중요한 매입 기능을 중앙본부에서 하게 된다면 천여 개의 시장의 같은 동질의 상품을 한 바이어가 매입을 하게 되면 그야말로 대량 소비,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매입에 있어서 바잉 파워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가장 적은 가격으로 매입을 해서 전국에 있는 점포에 판매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인 거예요. 지금 현재 있는 소상공인 시장 경영진흥원 공단에서 그런 기능을 해줄 수만 있다면 전통시장이 지금같이 대형마트에 밀리는 형국을 막을 수 있다고 봐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청년 장사꾼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최근에 골목으로 나들이 가는 젊은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맨 처음에 홍대를 돌던 사람들이 북촌, 인사동을 돌다가 가로수길도 갔다가 요즘은 경리단 길이 유행이죠? 새로운 골목을 찾아보세요. 새로운 거리를 다니고 싶어 하는 젊은 20-30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서울에 골목이 얼마나 많아요. 그럴만한 곳을 미리 선점해서 어떤 업종이 들어가면 그 분위기와 맞을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장사를 얼마나 유니크하고, 독특하게.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건지 찾아낸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어요. 또 전통 시장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맨 처음부터 상가나 상권이 형성되어있는 비싼 곳에 들어가려고 하지 말고, 전통 시장을 찾아서 어떤 업태가 비어있는지 살펴보고 들어가 보세요. 생각 보다 상권이 많이 비어있거든요. 그리고 상인 분들이 생각보다 배타적이지 않아요. 젊은 사람들이 오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워낙 크기 때문에 무수한 사업의 형태들이 성공하고 실패하곤 합니다. 특히 실패한 케이스는 왜 실패했는지 잘 캐치해본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부분에 변형 시켜 접목 시킬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서비스, 제품 개발, 혹은 마케팅에 식상해하는 고객들이 많고, 유통의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21세기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나 상품을 개발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전 의식을 갖고 세상을 위해 포효한다면 그 세상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당기사 링크 http://news.kyobobook.co.kr/people/writerView.ink?sntn_id=9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