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여의도에 새로 개점한 백화점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런 현상에 가장 앞장선 소비자군은 MZ세대였다. 지금까지 보았던 백화점 매장의 개념을 깨뜨리는 공간설계 (1층 입구부터 널찍하게 펼쳐진 통로와 6층까지 뻥 뚫린 천장), 대단위 규모의 어미니티 공간 그리고 한정판 명품샵 등 색다른 머천다이징 전략 등 일단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데 까지는 성공적이라 보인다. 그렇다면 몰링문화를 대표하는 복합쇼핑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2000년대 초부터 미국과 일본에서는 복합단지 개발이 주류를 이루었다. 대표적인 복합적인 몰링센터로는 미국 LA에 있는 ‘더 그로브( The Grove)가 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전통시장이라 할 수 있는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을 테넌트로 유치하여 활발하게 운영 중인 복합쇼핑몰이다. 비슷한 느낌의 쇼핑몰로는 일본의 대표적 몰링센터인 도쿄의 ‘롯폰기힐즈’가 있고, 중국에는 상해(上海)의 '신천지'(新天地·시티엔티)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더 그로브’는 총 5만3000㎡ 규모의 야외 쇼핑몰을 비롯해 백화점·레스토랑·브랜드샵·대형서점·영화관 등 50여동(棟)의 건물이 초대형 상권으로 이뤄졌다. 중앙에는 멋진 분수대가 있어서 야간에는 분수쇼가 진행되고 초대형 트리 점등행사와 노천카페가 무리를 이루고 있어서 시간 보내기 정말 좋은 곳이다. 여기에 레일을 이용해서 움직이는 ‘트롤리’라는 전차가 운행해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든 동화 속에 나오는 마을같은 복합쇼핑몰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복합쇼핑몰 세상 다음으로 전개될 세상은 무엇일까? 좁디좁은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 생겨난 유통 업태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운영해야 하는 복합쇼핑몰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해답을 찾기 위해 나는 정말 여러 나라,여러 도시의 복합쇼핑몰을 시장조사 해야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드디어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원하던 그 해답의 사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바로 홍콩의 복합쇼핑몰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

이곳에 가보니 정말 홍콩 및 대한민국 등 아주 좁은 면적에 많은 사람이 살아야 하는 인구밀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도시에 개장하는 복합쇼핑몰은 넓은 땅을 지닌 미국이나 두바이와는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즉,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을 함께 필요로 하는 지역의 복합쇼핑몰은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이곳에서 공간집약형 주거,상업 시설이 필요로 하는 도시의 미래 복합쇼핑몰이 갖추어야 할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그 솔루션이 바로 쇼핑센터 등 상업시설과 아파트, 오피스 그리고 호텔이 함께 그룹을 이루어 일정 공간에 함께 존재하는 대형 복합건물 형태이다.

내가 찾은 복합쇼핑몰의 미래인 ‘복합몰링센터’는 홍콩 공원 옆에 위치한다. 애드미럴티(Admiralty)역에서 해당 쇼핑몰인 ‘퍼시픽 플레이스’의 로비층까지 바로 연결되어 상당히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곳의 넓이는 711,000 평방피트 (약 19,980평)로서 세계적 수준의 쇼핑과 식사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복합쇼핑몰과 3개의 A급 오피스 타워, 유명한 5성급 호텔 4개, 스위트 아파트 레지던스로 구성된 공간이다.

이 복합몰링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는 스와이어 부동산(Swire properties)회사다. 아시다시피 스와이어 그룹(Swire Group)은 영국과 홍콩에 거점을 둔 기업으로서 활동지역은 아시아, 태평양 연안, 호주, 미국, 영국 등이다. 현재 주요 사업부문은 5개인데, 투자부문, 항공부문, 식응료부문, 산업 및 무역부문, 해상운송부문이다. 종업원이 11만 3,000명인 다국적 그룹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세이퍼시픽 항공이 이 그룹의 자회사이다.

(참고: 스와이어그룹 사이트 https://www.swire.com/en/global/home.php )

이곳에는 J.W 매리어트, 콘래드, 아일랜드 샹그릴라 등 특급 호텔과도 바로 연결되어 여행객에게 한층 편안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레인 크로포드, 세이부 등의 백화점과 다수의 명품 숍은 물론 중저가 브랜드의 숍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공간이 쇼핑하기 충분한 여유를 주도록 설계가 되어 소비자에게 쾌적한 쇼핑을 제안한다.

1층은 주로 자라 등 캐주얼 브랜드 숍과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등의 세컨드 라인이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2층과 3층은 프라다 등의 명품 숍이 들어서 있어서 그런지 매장이 한산하다. G층에는 식당가가 자리하는데, 미슐랭 가이드의 1등급 되는 퓨전 중국식당이 눈에 띈다. 각 층마다 카페가 있어서 쇼핑을 즐기다 잠시 쉬기에 좋다. 이외에도 극장,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이 충실하게 포진되어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쇼핑, 식사, 일, 숙박, 생활, 휴식 및 놀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홍콩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허브 장소로 계속 진화 중에 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매장이 상당히 많으니 홍콩에 갈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방문해서 몰링을 즐기시기 바란다. 그리고 향후 대형 유통업체의 부동산 개발 방향은 복합몰링센터 형태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결론을 말한다면, ‘복합 몰링센터’라는 개념의 주거복합형 센터가 대세로 나타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각 도시의 시내 혹은 부도심에 새로 생기는 복합쇼핑몰이 기존 골목상권을 재편하게끔 만들 것이다. 또한 새롭게 형성하는 신도시에 생기는 상권에는 단지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할 것이다. 주거와 쇼핑 그리고 문화시설이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 몰링센터를 처음부터 기획하게 될 것이다. 즉, 지하층부터 2~3층까지는 복합쇼핑몰로 설계하고, 그 위에는 호텔과 오피스텔 그리고 아파트를 몇 개 동으로 구성되도록 설계된 ‘복합 몰링센터’ 방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부동산 개발업체의 개발계획에는 유통마케팅 개념과 문화예술 개념이 함께 포함되지 않은 면이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 짓는 종합적인 신도시 도시개발 계획에는 이런 개념들이 맨 처음 개발 청사진에 반드시 넣어져야 하고, 이런 개념들이 맞물려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https://www.swireproperties.com/en/portfolio/current-developments/pacific-place.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