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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는 본인이 직접 신중하게 작성 …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누군지 파악해야

온 나라를 한 달 넘도록 요동치게 했던 BBK 이면 계약서 건이 이제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 사건은 계약서의 위력을 바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요 며칠은 한 나라의 운명이 계약서 한 장에 달려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계약서 체결에 실패해 나라 혹은 개인의 운명이 180도 바뀐 사례는 역사상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계약서를 잘 작성하는 것은 일류상인이 되는 조건 중 하나다. 일류상인이 될수록 계약서를 잘 작성해야 한다. 일류상인이 될수록 거래 업체와 계약서를 직접 체결하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은 법률을 자문해 주는 전문 법률사무소를 이용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계약은 일류상인 자신의 몫이다.

이때, 상담한 협력업체와 올바른 거래를 위한 계약서 작성은 필수항목이다. 물론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지정한 계약서 폼이 있어 그대로 이용하면 되겠지만 중간 혹은 소규모의 회사는 마땅한 계약서가 없어 대충 다른 회사의 계약서 양식을 빌려와 사용할 때가 많다.

하지만 계약서가 아무리 비슷하다고 해도 계약 건마다 내용이 달라서 계약 문구를 직접 작성하는 편이 좋다. 법률적인 지식이 모자라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류상인은 거래처가 가져온 계약 문구를 무턱대고 믿고 도장을 찍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계약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거래를 시작할 때, 반드시 계약서를 체결한 후에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하길 바란다. 바쁘다는 이유로 계약서 없이 진행하게 되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아래 계약서 내용은 필자가 경험한 사례이다. 큰 위기를 가져왔지만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모면했던 기억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언제 어떻게 계약을 하던 아래 내용을 참고해 필자와 같은 위기에 봉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1999년 일본의 유명한 가전회사 A 社로부터 음식물쓰레기 분쇄처리기라는 상품이 한국의 수입업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1년간 열심히 팔려 했지만 생각만큼 못 팔게 된 수입업체는 남아있는 본 상품 전량을 필자 회사에 아주 싼 값에 팔기로 결심한다.

필자는 그 당시 음식물 찌꺼기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의 믿을만한 제조사가 만든 상품, 그리고 고마진이라는 유혹에 현혹되어 그 수입회사와 계약을 덥석 맺게 된다. 아래에 그때 당시의 계약서 내용을 공개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한번 체크 해 보시기 바란다.(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회사명과 상품명 등은 임의로 표현한다 )

자, 여기서 본 계약에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는 혜안을 발휘하시기 바란다. 위의 계약서에는 빼먹은 부분이 4가지가 있는데 그 해답은 다음 호에 소개하겠다. 본 계약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1가지를 빼먹고 안 쓴 바람에 필자는 사실 지옥에서 빠져나왔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 계약을 제대로 이행해서 재고를 모두 떠안았다면 필자의 회사는 아마 2000년도 하반기에 문을 닫았을 것이다. 매입가격만 1억원 이상이 고스란히 잠기는 순간이었던 셈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다. 계약서 문구 하나, 글자 하나에 따라 사업의 운명도 함께 춤을 춘다.

다음은 협력업체와의 상담할 때의 요령이다. 협력업체도 바쁘고 일류상인도 바쁜 상황에서 만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서로 많은 진도가 나가야 한다면 상담내용을 이메일 혹은 전화로 주고받고 나서 직접 상담한 후 결론을 내린다면 시간이 절약되고, 일이 진행 될 때도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거래할 때는 실세가 누군지 파악

바삐 먹는 떡이 항상 체하기 마련이다. 미리부터 선행관리를 한다면 중대한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상대 거래처의 말만 믿고 이벤트 혹은 행사를 시행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백년이 넘는 스위스 명품시계라 하여 일류 백화점 바이어를 속이고 패션쇼를 시행했던 사례도 있지 않았는가.

그러나 말이 쉽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짧은 시간 내 일을 치러야 한다면 협력업체와 충분한 사전교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세일즈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등을 무턱대고 시행하다가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그때 가서 서로 잘잘못을 가려 봤자 낯 붉혀지는 일만 생길 뿐이다.

그러므로 사전에 기획하고, 연습 삼아 일차 도상 훈련(베타버젼 도상훈련)을 해보고, 세일즈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실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계약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협력업체와 상담할 때는 철칙이 있다. 첫 번째 미팅할 때, 상대방의 거짓말을 가려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협력업체는 마케터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선의든 악의든 거짓말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행간을 읽듯이 상대방의 거짓을 골라내는 총명한 눈과 귀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거짓을 골라내고 거짓의 정도까지 알아차리는 센스를 지닌 일류상인, 그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뭐니 뭐니 해도 교과서대로 상담하면 된다.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을 만들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협력업체의 공세를 물리칠 수 있는 일류상인의 실력과 자질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상담요령을 들자면, 상담 시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누군인지를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특히 다자간 상담에서 유용하다. 우리나라와 벌이는 FTA 협상 테이블에서도 같은 논리이다. 누가 진짜 의사결정권자인지 혹은 의견조율자인지를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항상 실세가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상담을 시작해야 한다. 사장이 항상 제일 높은 위치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제조사 사무실에 갔는데 사장 부인이 나와 있다면 십중팔구 사장 부인의 입김이 더 세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김영호 타이거마케팅 대표·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 

 

물품공급 계약서

갑 *** 와 을 타이거마케팅 대표 김영호와 거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갑과 을로 표기한다.

1. 상품거래는 현금을 원칙으로 하되 배달은 갑이 을의 판매장소까지 배달책임을 진다.
2. 상품명 ***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일본수입품의 상품, 카탈로그, 설명서 등 일체의 판매에 필요한 자료를 갑은
   을에게 위임한다.
3. 상품명 *** 제품홍보를 진행하는 동안 연결된 지방 및 수도권 고객명단을 동시에 갑은 을에게 넘겨준다.
4. 상품 *** 소비자 가격은 현 ***,000원에서 을이 상품조달을 받는 시점에서 가격을 임의변경 판매할 수 있으나
   갑과는 무관하다.
5. 을은 자체조직과 자사의 능력으로 전국에 걸쳐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전국 유통조직을 갖출 수 있으며 갑은
    일체의 판매행위를 하지 않으며 을에게 모든 소비자 문의 및 지방유통업자를 연결, 위임한다.
6. 1차 상품인수는 000 대를 기준으로 한다.
7. 상품인수가격은 1대 당 000,000원으로 한다.
8. 2차 주문일자는 결정치 않으며 인수물량은 000 대를 기준으로 한다.
9. 모든 상거래는 현금원칙으로 하며 어음 및 기타 수단을 인정치 않는다.
10. 갑과 을은 상호거래를 신뢰함에 있어 긴밀히 유대관계를 지속해 나간다.

2000. *. *

갑 ******

을 타이거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