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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매입 실수도 조심해야 … 디자인, 타이밍, 가격조사 등 철저히 신경 쓸 필요 있어

아마추어 상인에게 있어서 매입 실수는 흔한 일이다. 제조업체로부터 구매하는 상품 전량을 사들여야 하는 현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실수하게 되면 운영자금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매입 과정에서 실수하게 되면 바로 진행하게 되는 일이 ‘가격인하’다. 하지만 ‘가격인하’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기 전에 일류상인이 해야 할 일은 매입에 관한 매뉴얼을 미리 작성해 놓고, 구매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유통업체 대부분에서는 입점업체에 매입을 위임한 형태로 진행했다. 그 때문에 재고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자영업체 대부분은 스스로 전량 매입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영업체들은 매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전에 매입 실수를 발생하게 하는 원인을 미리 진단하고 예방할 필요가 있다.

가격인하조정의 첫 번째 이유는 매입에서의 ‘실수’이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분석하지 않고 상품계획을 수립해 버리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상품군이 증가하게 된다.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를 정확히 파악해 팔리는 상품만 매입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에는 그리 녹록치 않다. 가격인하가 꼭 필요한 매입상의 실패는 7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1. 다량의 발주

유통 상인들의 흔한 실수 중 하나가 감각만으로 발주량을 정하는 것이다. 초보 상인은 자신이 지닌 정보가 상당히 많은 듯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이는 극히 한정된 것에 불과하다. 바꾸어 말하면 자신과 거래하는 생산업체나 도매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해당 제조업체가 “올해에는 ‘화이트’가 주요 컬러다”라고 하면, 앞뒤 생각 없이 그대로 따른다. 결과는 대대적인 ‘가격인하’만이 남는다. 팔릴지 안 팔릴지도 모르는 상품을 모양만 갖추어 대량 발주하고 나중에 가격을 조정하거나 하는 식은 지양하는 편이 좋다. 나중에 반품하느라 바빠질 뿐이다. 되도록 소량발주와 일일발주 방식을 택하도록 하자.
요즘 재테크의 주류인 적립식 펀드의 운용기법과 일맥상통한다. 적립식 펀드가 인기인 이유는 ‘복리효과’에 따른 치밀한 접근에 있다. 투자 원금에 대한 이익을 계속 재투자하여 횟수를 거듭할수록 돈을 버는 방식인 복리효과를 노린 것이다. 또한 위험을 시간이라는 요소로 분산시켜 분산투자의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하다.

2. ‘디자인’ ‘색채’ ‘소재’의 매입 실수

자영업자 대부분이 아무 생각 없이 매입하지는 않겠지만 고객으로부터 매장에 구색이 안 맞는다는 표현을 들었다면 문제가 있다.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 디자인 혹은 소재가 없다면 트렌드 추이를 잘못 읽은 것이다. 21세기에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제 디자인은 일개 상점의 매입 문제를 넘어서 국가와 기업 혁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서비스와 제품을 시장에서 차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로운 콘셉트와 새로운 가치를 제품에 디자인해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감성을 담아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트렌드 변화를 늘 점검하지 않으면 항상 뒤처진 디자인, 재고만 남는 상품만은 싼 값에 매입하고 헐값에 대량처리를 할 수밖에 없는 ‘정보의 시대’이다. 참고로 IT분야의 디자인은 소비자가 극적인 단순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간결성과 사용 편리성에 힘을 줘야 한다. 되도록 간단명료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하며,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수 ‘기능’이다.

3. 업계 전체의 생산량 정보 부족

제조업체가 많아질수록 그 해의 생산량이 많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진다. 그에 따라 출하 초기 가격은 서서히 내려간다. 따라서 일류상인은 어떤 상품이 좋다고 생각되더라도 업계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러한 상품을 매입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매입에 대한 대응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불법복제가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정품 가격이 4만~7만원인 게임기 CD를 불법 복제해 4천~7천원에 팔다가 구속된 사례도 있다.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브랜드 의류는 비슷하게 디자인돼 대량 유통되다 보니 자연히 제값 받고 팔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한 자연 가격인하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만이 공급할 수 있는 상품을 팔아야 마진율이 좋다.

4. 타이밍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역시 중요하다. 타이밍을 맞추려면 업계 전체 동향을 살펴 지나치게 빨리 발주하거나 너무 일찍 매장에 진열하지 말아야 한다. 가을 상품을 8월 초순부터 진열하면 막상 9월 실수요기에는 고객의 입장에서 싫증이 날 수 있다.
특히 큰 실수는 재 발주 상황이다. 지금 잘 팔린다는 이유 하나로 발주와 납품의 리드타임을 생각지 않고 재발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종 발주로 예상 시 그 양과 시기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타이밍이 좋으면 어떤 상품도 잘 팔릴 수 있다.
매입 타이밍을 결정할 때, 아래 제시하는 3가지를 생각하고 매입을 결정하면 좋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나온 의견이다. ‘힘의 이동 시대’에 CEO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 소비자 파워가 커지고 있다는 점 ▲ 신흥시장에 등장하는 신규 구매세력 ▲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3가지 요소를 기초로 중요 의사 결정을 내리라고 권고하고 있다.

5. 주요 메이커 · 도매상 등의 거래처와의 유대

매입이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체와 도매업체 등 협력업체와의 협동으로 이루어진다. 협동으로 실수를 방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간이란 누구나 상대에 따라 호불호가 있다. 2~3개 도매업체와 의가 좋아지면 그 정보는 한정되게 된다. 이들 상품이 히트하면 좋겠지만, 흐름이 변하면 재고가 증가할 수 있다. 네트워크 경제에서 최고경영자는 더 이상 전지전능한 지배자가 아니다. 따라서 최고 정보와 전문지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6. 가격책정에서의 실수

가격인하의 둘째 원인은 가격 책정의 실패다. 아마추어 상인은 아무래도 첫 거래에 낙천적인 편이다. 제조업체가 상품을 가져오면 납품가를 원가로 하고 이익분을 얹어 소비자가격을 결정하거나 제조업체가 권하는 가격을 소비자 판매가격으로 덜컥 결정한다.
가격이란 얼마면 구매고객을 자극할 수 있느냐, 구매고객의 입장에서 어느 선에서 구매하겠느냐가 주체가 돼야 한다. 원가에 몇 %를 얹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적정가격이란 개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제조원가에 일정마진을 더하기 하듯이 올려놓는 방식을 채택한다.

7. 경쟁점포의 가격조사를 소홀히 할 때

똑같은 상품 또는 동일계열 상품이 다른 경쟁점포에서는 얼마에 판매되는지도 중요하다. 경쟁점포의 가격조사를 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수법이 ‘국내 최저가 보상제’이다. 우리나라 할인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몇 만개의 경쟁사 상품 가격을 조사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묘안을 낸 것이 ‘국내 최저가 보상제’라는 편법이었다.
이 제도는 할인점 입장에서 충분한 효과를 거두었다. 경쟁점포와 일개 상품의 가격 차이는 불과 500원 미만이었다. 그에 비해 가격 대비 최고의 언론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또 한가지 가격 시장조사에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바로 PL(Private Label)상품이다. 최근 들어 자체 브랜드 상품의 비중이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느는 추세다.
참고로 100% 자체 브랜드(PL) 상품을 판매하는 영국 백화점그룹 막스&스펜서와 미국 월마트는 제조업체와 납품계약을 체결할 때 파견근무에 대한 언급이 없는 한 제조사 직원을 매장 안에 두지 않는다. 막스&스펜서와 월마트는 둘 다 세계적인 유통업체다.
이들은 납품업체와 제품 개발에서 마케팅, 인력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협력을 모색한다. 또 월마트는 소비자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납품업체와 공유하며 제품 개발, 재고관리를 한다. 납품업체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준다는 점도 비결로 꼽힌다.
막스&스펜서는 바겐세일 등 제품 가격을 낮춰 파는 행위를 최대한 지양해 자체 상표 상품 고급화를 유도하고 공급업체 이익을 보장해 주고 있다. 철저히 계약서에 따라 협력해 나간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어스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납품업체에 강요하지 않는다.

김영호 타이거마케팅 대표·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